“현장 무시하는 금속노조 확 바꾸겠다”

  • 입력 2009년 9월 26일 02시 56분


■ 이경훈 현대차 노조위원장 당선자 인터뷰

“조합원들이 투쟁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현장을 무시하는 잘못된 금속노조를 확 바꾸겠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 제3대 지부장에 선출된 이경훈 당선자(49)는 선거관리위원회의 당선 발표 직후인 25일 오전 11시경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렵게 당선됐는데 소감은….

“고맙고 감격스럽다. 조합원의 준엄한 명령을 잘 알기에 무거운 책임도 느낀다.”

―중도실리 성향인 것으로 아는데….

“과거 이념과 명분에 집착하는 관념적 노동운동의 낡은 틀을 깨고 조합원과 소통하는 현장 중심, 정파를 초월하는 대중 중심, 주민과 상생하는 지역 중심의 제2 민주노조운동을 추진하는 측면에서 중도실용 개혁 성향이다.”

―당선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먼저 조합원은 투쟁보다 안정을, 명분보다는 실용을 선택했다. 피폐한 노조를 정상화해 임단협을 연내에 타결하고 주간연속 2교대 등을 추진하면서 현대중공업과 기아자동차에 비해 뒤처진 임금과 복지 수준을 끌어올려 달라는 요구라고 본다. 또 이념과 명분에 집착해 현장과 동떨어진 생색내기식 파업으로 국민적 외면과 사회적 고립을 자초하는 낡은 방식의 민주노조운동은 더는 안 된다는 요구가 이번 선거에서 나타났다고 본다.”

―향후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와의 관계 설정은….

“현장을 무시하는 잘못된 금속노조를 바꿔서 스스로 고용을 지킬 수 있는 한국적 금속산별노조로 탈바꿈시키겠다. 기업지부인 현대차노조가 잘해야 조합원 15만 명인 금속노조가 산다. 완성차 기업지부인 현대차 지부는 산별노조가 완성될 때까지 교섭권, 파업권, 체결권을 가져 고용과 노동조건을 지킬 수 있는 노동현장 중심의 한국적 산별노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본다. 민주노총도 국민에게 사랑받는 노동단체로 변모해야 한다.”

―회사 측에 바라는 것은….

“대등한 노사 관계 구축을 통한 공동발전을 모색했으면 한다. 올해 임단협에서 세계 4대 자동차 메이커에 걸맞은 회사 측의 긍정적인 자세를 촉구한다.”

1986년 현대차에 입사한 이 당선자는 초대 노조 집행부 쟁의부장 등 지금까지 12차례나 노조 대의원을 맡았다. 현대차 노조가 분규를 일으키지 않았던 1994년에는 노조 수석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그동안 노조 위원장에 6번 출마해 낙선한 뒤 이번에 7번째 출마해 당선됐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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