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퇴 후 자녀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독립해서 살려는 노인이 많아지면서 여가 생활과 의료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시니어타운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도시와 가까운 곳에서 도시의 기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도심근교형 시니어타운에 관심이 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니어타운이 아직까지는 부유층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시설이지만 노인 인구가 크게 늘면서 2015년경부터는 중산층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시니어타운이 많이 보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1만5000m² 규모 커뮤니티 시설
21일 찾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의 시니어타운 ‘헤리티지’는 입주자들의 이사가 한창이었다.
헤리티지는 선진국에서 보편화돼 있는 ‘지속적 은퇴 관리 커뮤니티(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를 도입한 게 특징이다. △보바스기념병원 △주거공간인 ‘헤리티지’ △요양원인 ‘헤리티지 너싱홈’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 결합돼 입주자들이 나이와 건강상태별로 시설을 이용하도록 돼 있다.
헤리티지 단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약 1만5000m² 규모로 들어선 커뮤니티 시설. 대부분의 시설이 직영으로 운영되며 입주자들은 시설보증금 3000만 원을 내면 별도 이용료 없이 커뮤니티 시설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로비를 지나면 왼쪽에 외환은행 PB센터가 입점해 있다. 세무사나 변호사와 세무, 법률 상담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헤리티지의 시행을 맡은 서우 측은 “‘집 안에서 요리하기 귀찮다’는 시니어세대 입주자들의 의견에 착안해 3곳의 식당을 설계에 포함했다”고 말했다. 워커힐호텔과 제휴한 한식당과 퓨전중식당 ‘금룡’이 입점해 있고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비스트로’도 있다.
○ 입주민 헬스케어 서비스 눈길
입주자들이 무료함을 느끼지 않도록 수영장, 사우나, 스파,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가 들어서 있다. 트레이너 10여 명이 입주민 개인별로 맞춤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요가와 에어로빅 스트레칭 등 월 단위 프로그램도 짜여 있다. 수영장에서는 유리벽 밖으로 중앙광장을 내다볼 수 있으며 시니어세대의 건강에 도움이 되도록 설계된 스파 시설도 함께 들어서 있다. 수영장 옆에는 퍼트 연습을 할 수 있는 잔디도 깔려 있다.
취미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도서관, 영화관, 바둑실, 노래방, 카드게임룸 등도 추가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입주자들끼리 동호회를 결성하거나 외부 강사들을 초빙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소형 강의실과 비즈니스룸, 연회장도 커뮤니티센터 내에 있다.
입주자들의 건강을 고려한 헬스케어 서비스도 눈에 띄었다. 단지 바로 옆에 위치한 보바스기념병원에서 건강검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집 안에는 적외선 동작 감지기가 설치돼 있어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하면 24시간 상주하는 의사와 간호사가 달려온다.
헤리티지 주거단지 옆에는 요양원 ‘헤리티지 너싱홈’이 280실 규모로 들어서 있다. 헤리티지 너싱홈에는 의사와 간호사 간병인 등 관리 인력 300여 명이 상주해 입주자들의 건강을 돌본다. 뇌중풍이나 치매 등 장기 관리를 요하는 입주자들은 너싱홈으로 옮겨 간병을 받을 수 있다.
서우 김동하 상무는 “한국의 시니어타운은 유교문화를 반영해서 자녀들이 자주 찾아 올 수 있는 도심형이나 도심근교형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며 “시니어타운은 투자용이 아니고 실수요자가 거주를 목적으로 구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파트보다 몇 배나 꼼꼼하게 사전 점검을 하고 사야 한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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