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델몬트’ ‘썬키스트’ 등 유명 과일브랜드가 있다면 한국에는 ‘썬플러스’가 있다. 우리나라 전국 공동과일 브랜드인 썬플러스가 무명의 설움을 딛고 도약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한국과수농협연합회는 추석을 겨냥해 현대백화점에서 썬플러스라는 브랜드로 명품 과일 선물세트 판매를 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연합회는 추석 선물세트는 전국으로 팔려나가기 때문에 썬플러스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썬플러스는 2003년 △경북능금 △충북사과원예 △예산능금 △공주과수원예 △홍성원예 △서산원예 △나주배원예 △천안배원예 △안성배 △평택배 △제주감귤 △진주단감원예 △경기동부원예 등 13개 조합이 모여 만든 한국과수농협연합회가 개발한 공동 브랜드다. 과일시장 개방이 가속화하면서 초대형 다국적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한국 브랜드를 만든 것.
썬플러스는 그동안 과일을 재배하는 지역의 토양 안전성 검사는 물론 제초제 사용 금지, 무화학 재배 등 철저한 관리를 통해 친환경성과 높은 당도로 품질을 인정받아 왔다. 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썬플러스의 고급 제품은 kg당 평균 출하 단가가 3927원으로 일반 과일 평균 도매가격 2368원보다 66%나 높았다.
이처럼 품질은 인정받았지만 품질만큼의 브랜드 가치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고가의 ‘명품 과일’이 주로 팔리는 명절 때가 되면 현대백화점은 썬플러스 제품을 납품받아 ‘명품 현대’라는 자체 브랜드로, 신세계 역시 ‘5스타(star)’라는 브랜드로 바꿔 판매해 왔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현대백화점에서 썬플러스라는 본래 이름으로 다른 명품 과일 브랜드와 경쟁하게 됐다. 연합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국적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국내 브랜드 육성 기회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26일까지 썬플러스 과일세트는 약 1600세트가 판매돼 목표 대비 판매율이 80%에 이르고 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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