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자동차는 ‘한국 기업’입니다. 한국인의 재능과 외국의 자원이 합쳐진 성공적인 모델입니다.”
30일 퇴임하는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차 사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GM대우차는 한국에서 거둔 수익을 신제품과 시설, 직원에게 재투자하고 지역사회에도 공헌한 명실상부한 한국 회사”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자동차회사들의 구조조정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5년은 자동차시장의 ‘르네상스 시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말디 사장은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지난 3년 동안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소회를 밝혔다. 1976년 제너럴모터스(GM)에 입사한 그리말디 사장은 GM캐나다 사장 등을 거쳐 2006년 GM대우차 사장으로 부임했다. 재직 기간에 원만한 노사관계와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년 두세 차례 전국 네 곳의 공장을 돌며 전 직원을 상대로 경영환경과 회사 현안을 설명하고 건의사항을 듣는 ‘소통경영’을 펼쳤다.
그는 “목표를 높이 잡고 일에 열정을 바치는 것이 한국인의 경쟁력”이라며 “GM대우차는 성공적인 제품을 내놓으려는 동기부여 수준이 인도나 중국(의 GM지사)보다 훨씬 높은 조직”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재임 3년을 ‘글로벌 역량을 높인 기간’이라고 평가하고 앞으로 GM대우차는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GM대우차의 향후 과제로는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 △비용구조 개선을 통한 수익성 증대 △고품질의 신제품 개발 △해외사업 확대 등을 꼽았다.
그리말디 사장은 “세계 자동차시장 규모가 줄면서 각국 업체들이 구조조정을 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형편이 나아질 것”이라며 “자동차산업이 ‘르네상스’를 맞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전기자동차 등 기술 혁신, 신제품, 인도·중국·동유럽 등 신흥시장에서의 성장 등이 자동차산업에 르네상스를 가져오는 요인”이라며 “유럽으로 수출하는 GM대우차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인한 이득도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인건비가 싸 GM대우차의 잠재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중국 상하이GM에 대해 그리말디 사장은 “두 회사는 각자 수행하는 역할이 다르며 경쟁 관계가 아닌 파트너 관계”라고 주장했다. 한국에서 만든 반조립 제품을 중국에서 완성하거나 양쪽 엔지니어가 함께 주요 부품을 개발하는 등 GM의 글로벌 생산체계에서 분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GM에서 은퇴하는 그리말디 사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 “우선은 가족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최고경영자(CEO) 경험을 살려 많은 분야에서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고만 말했다. 그는 인터뷰 전 기자에게 “한국을 떠나기 전에 둘러봐야 하는 장소나 해야 할 일이 뭐냐”고 묻기도 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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