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 상승 추세로 빚을 내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주가가 계속 오르는 강세장에서는 외상거래로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상승세가 꺾여 하락세로 접어들면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은 24일 기준 5조53억 원으로 작년 말(1조6485억)보다 3조3568억 원 늘었다. 신용거래융자와 미수, 대주(貸株)를 합친 외상거래 잔액이 5조 원을 넘어선 것은 코스피가 2,000을 돌파했던 2007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이와 별도로 저축은행 등에서 주식매입용으로 대출을 받은 연계신용도 8월 말 6316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2239억 원에서 4077억 원이나 급증한 것. 연계신용까지 감안하면 개인이 주식을 사려고 빌린 빚이 모두 5조6000억 원을 웃돈다.
신용거래융자는 90일간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24일 현재 4조7881억 원에 이르러 이달 들어서만 3225억 원이 증가했다. 주식결제 대금이 부족할 때 증권사가 대신 대금을 지급하는 미수거래 잔액은 1699억 원이다. 대주는 주식을 빌려 팔았다가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되사 차익을 올리는 공매도(空賣渡)에 활용된다. 6월 공매도가 허용(금융주는 제외)된 이후 대주 잔액은 꾸준히 늘어 현재 473억 원이다.
일반적으로 신용융자는 담보금의 1.5배까지 가능하다. 가령 종자돈이 2000만 원이면 3000만 원을 빌려 5000만 원어치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 이때 대출금의 140%인 4200만 원이 최소담보유지비율로 적용된다. 주식가치가 4200만 원 밑으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담보부족분만큼 반대매매에 나선다. 만약 주가가 급하게 하락세로 치달으면 증권사의 반대매매도 눈덩이처럼 커져 손실이 늘어날 수 있다. 실제로 증시 침체기에 신용융자를 받았다가 담보가 부족해진 개인투자자 상당수는 증권사의 반대매매로 ‘깡통계좌’를 차는 등 큰 피해를 본 사례가 많았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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