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과 차관 사이에 ‘하극상’ 논란까지 빚었던 국방예산은 올해 본예산보다 3.8% 늘어난 29조6039억 원으로 결정돼 장수만 국방부 차관(사진)의 ‘판정승’으로 결론이 났다.
국방예산은 편성 과정에서 이상희 국방부 장관의 ‘7.9% 증액안’과 장 차관의 ‘3.8% 증액안’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사안이다. 관가에서는 이 장관이 개각으로 물러난 반면 장 차관은 유임된 데다 그가 제시한 예산 증가율까지 그대로 반영돼 장 차관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6월 말 국방부는 내년 국방예산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7.9% 증액한 30조8000억 원을 요구했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등이 “지나치게 많다”며 난색을 보이자 장 차관은 이 장관을 거치지 않은 채 ‘3.8% 증액안’을 지난달 초 청와대에 보고했다.
그러자 이 장관은 지난달 25일 청와대 등에 국방예산 삭감 반대 서한을 보냈고, 차관의 행동에 대해서도 “하극상으로 비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예산당국은 결국 실세 차관의 손을 들어줬다.
재정부는 국방예산을 둘러싼 갈등을 의식한 듯 “일반회계 예산증가율이 2%인데 국방예산은 배 수준인 3.8% 증액했다”며 “국방예산을 상당히 배려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