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소장의 즐거운 인생 2막]당신 ‘곳간상태’ 아시나요

  • 입력 2009년 9월 30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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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보유한 자산의 현재 가치는 얼마나 됩니까?”

“당신이 갚아야 할 부채 총액은 얼마나 됩니까?”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얼마나 됩니까?”

아주 간단한 질문이지만 즉석에서 바로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또 자신이 보유한 자산과 부채를 하나의 표에 정리해서 파악하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30대 후반 들어 부동산과 금융자산이 어느 정도 늘어나기 시작하면 1년에 몇 번씩은 자신의 재산상태를 파악해 보는 게 좋습니다. 특히 정년퇴직을 앞둔 분들이 노후설계를 하려면 이 작업이 빠져서는 안 됩니다.

재산상태를 파악해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종이 위에 T자를 그립니다. T자의 왼편에는 보유한 자산들을 열거하고 자산별 현재 가치를 표시합니다. 오른쪽에는 왼편의 자산을 갖기 위해 또는 다른 목적으로 은행이나 신용금고 등에서 빌린 돈이 있다면 그 금액을 적습니다.

자산은 실물자산과 금융자산으로 나뉩니다. 실물자산에는 거주용 주택, 토지, 가재도구, 보석, 자동차, 골프회원권 등이 있고 금융자산에는 현금 예금 주식 채권 펀드 보험 연금 등이 포함됩니다. 가령 어느 시점에서 자산의 합계를 평가한 결과 10억 원이고 이때 은행에서 빌린 돈이 7억 원(상환 잔액)이라면 10억 원에서 7억 원을 뺀 3억 원이 순자산, 즉 자기자본에 해당합니다.

재산상태를 파악한 뒤 해야 할 일은 부채 정리입니다. 부채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생활수준을 낮추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생활수준을 관리하지 않고서는 안정된 노후생활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려고 차입을 했다면 차입금 금리와 투자수익률의 관계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통상적인 차입이라면 장기적으로 그 차입금 금리 이상의 수익을 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자녀들을 모두 분가시킨 노부부가 차입금이 남은 채로 대형 아파트에 살고 있다면 구조조정을 더욱 서둘러야 합니다. 대형 아파트에 들어가는 생활비도 문제지만 대형 아파트 가격의 장기전망 또한 밝지 않기 때문입니다. 2030년이 되면 한국의 전체 가구 중에서 1, 2인 가구를 합한 비율이 52%로 늘어난다는 통계가 이런 전망을 뒷받침합니다.

이 외에도 1년에 한두 번 사용할까 말까 하는 골프회원권, 거의 수익을 내지 않는 금융자산 등은 매각해 부채를 줄일 방법을 찾아봐야 합니다. 노후 자산관리의 시작은 가계의 구조조정부터라는 인식이 필요한 때입니다.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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