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오디오 vs MP3 비디오

  • 입력 2009년 10월 6일 02시 58분


휴대전화는 음악 감상 기능 강화해 MP3 추격
MP3, 동영상 재생 넣어 맞불… 영역 다툼 치열

소니에릭손의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 X1’. 초기화면에서 ‘AV’ 단추를 누르면 전체 화면은 MP3 플레이어처럼 변신한다. 화면에는 음악 앨범 사진과 재생 목록뿐 아니라 재생, 되감기, 빨리 감기 단추가 나타난다. 오디오에서 봄직한 이퀄라이저 기능도 있다. 박상태 소니에릭손코리아 마케팅담당 차장은 “한국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서도 음악 감상의 기능을 중시한다”며 “엑스페리아 X1 구매 고객에게는 스피커를 주는 등 현지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가 MP3 플레이어 못지않은 기능으로 ‘손 안의 오디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 반해 휴대용 오디오인 MP3는 휴대전화의 추격에 맞서 동영상 재생 기능을 강화해 ‘손 안의 비디오’를 표방하고 있다.

○ MP3 플레이어 못지않은 ‘뮤직폰’

소니에릭손이 최근 ‘엑스페리아 X1’의 사용자 6713명을 대상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기능을 설문 조사한 결과 ‘오디오’가 33%로 1위를 차지했다. 스마트폰 본연의 기능인 ‘오피스 프로그램’은 23%로 2위로 밀려났고, 이어 영화(14%), e메일 확인(12%), 사진 촬영(10%) 순이었다. 스마트폰이 해외에서는 휴대전화를 통한 e메일 확인 등으로 ‘비즈니스맨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음악 감상 등의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더 중시되는 셈.

일반 휴대전화에서도 오디오 기능이 강조되고 있다. 모토로라는 연말까지 ‘락커(ROKR)’를 구입하면 인터넷 음악사이트인 ‘멜론’에서 월 회비 4500원의 음악 내려받기 서비스를 평생 공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노키아는 연말까지 다양한 형식의 음악 파일을 재생할 수 있고 스테레오 스피커를 내장한 ‘엑스프레스 뮤직폰’을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아레나폰은 ‘돌비 모바일 2.0’ 솔루션을 탑재해 입체 음향을 제공하고 음악 파일을 별도의 변환 없이 직접 휴대전화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 MP3는 동영상 재생 플레이어로

이에 맞서 기존의 MP3 플레이어는 음악뿐 아니라 동영상 재생 기능 등을 강화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옙 아몰레드 M1’은 ‘보는 MP3’라는 모토를 내걸고 3.3인치 대형 화면을 통해 MPEG4, WMV 등 다양한 형식의 동영상 파일을 변환 절차 없이 간편하게 재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탑재해 영상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게 특징.

애플의 아이팟나노 5세대는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를 내장해 동영상을 직접 찍고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워크맨의 원조’인 소니의 ‘S시리즈’는 2.4인치 크기의 액정표시화면(LCD)을 달아 동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디지털기기의 각종 기능 융합으로 ‘휴대전화의 MP3화’나 ‘MP3의 비디오플레이어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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