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사람들은 값비싼 고급 컴퓨터를 사는 것이 목표였죠. 이제는 값싼 ‘보급형’ PC를 사도됩니다. 중앙집중형 서버에 인터넷으로 접속해 필요한 데이터만 가져와 일을 처리하면 되니까요. 클라우드 컴퓨팅은 최근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화두입니다. 삼성, LG 등 한국의 세계적 IT 업체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만 봐도 뜨거운 열기를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개발업체 ‘클라우데라’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크 올슨 대표(47)가 7일 한국을 방문했다. 클라우데라의 대용량 데이터 처리 기술인 ‘하둡(Hadoop)’ 기술 제휴를 맺은 삼성SDS가 이날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삼성SDS연구소 내 ‘삼성SDS 클라우드컴퓨팅센터’를 개관했다.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났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중앙서버에 인터넷으로 접속해 필요한 데이터만 가져와 개인 컴퓨터에서 작업을 하는 기술이다. ‘거대한 구름 같은 컴퓨터’에 접속해 구름의 일부를 원하는 만큼 사용한다는 의미로 ‘클라우드(구름)’로 명명했다. 미국 소프트웨어 제조회사 오라클의 내장기술(임베디드 테크놀로지) 부문 부사장 출신인 그는 2년 전 우연히 하둡을 접한 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컴퓨터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신기술”이라고 느껴 지난해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회사를 차렸다고 한다.
세계 어떤 국가보다도 인터넷 인프라가 잘 갖춰진 한국에 매력을 느낀 그는 올해 4월 삼성SDS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가 한국에 처음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분야는 의료, ‘바이오 인포매틱스(생명기술과 IT기술의 융합)’였다.
“유전자 지도 작성 등 대규모 데이터가 필요한 대형 프로젝트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로 쉽게 처리할 수 있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거 수천억 달러에 달했던 비용이 수백만 달러로 확 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에 대해 ‘유토피아’라고 말할 정도로 낙관적이지만 ‘보안’ 문제에 있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답했다. 중앙서버를 이용해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만큼 중요한 데이터가 해킹으로 뚫릴 우려가 있기 때문. 그러면서도 “구글, 아마존 등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선보이는 업체가 대부분 IT 전문기업들이라 오히려 보안에 철저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의 세계 시장 규모는 80억3500만 달러로, 2012년에는 137억53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우드 컴퓨팅:
PC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자료를 저장해 작업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중앙집중형 컴퓨터에 인터넷으로 접속해 작업하는 방식. PC는 결과를 보는 화면(모니터)과 입력기(키보드) 역할만 한다. 실제 정보처리가 일어나는 본체가 멀리 있어서 보이지 않아 ‘구름(Cloud) 속 컴퓨팅’이라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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