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랠리를 펼쳐오던 세계 증시는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또다시 멈칫거리고 있다. 이는 3분기 실적 발표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 투자심리 때문이다. 한국 기업의 3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우 낙관적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는 사상 최고 수준의 분기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미 첫 테이프를 끊었다. 그러나 실적 발표와 함께 주가는 떨어졌다. 이미 예상실적이 주가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기업들이 양호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더라도 추가적인 주가 상승 재료가 못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암시한다. 주가 상승 재료가 되려면 예상치보다 더 좋은 실적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다.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르지 않는 이유는 아마 한국 기업의 실적 전망치에 대해서 그동안 애널리스트들이 너무 낙관적인 전망을 했고 그것이 주가에 이미 반영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기업의 3분기 실적 예상치는 한국 기업보다 덜 낙관적이다. 그런 점에서는 3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증시가 서프라이즈로 반응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은 대부분 매출 성장이 없는 이익 개선 수준이었다. 고용 삭감에 의한 비용 절감 효과였을 뿐이지 진정한 경기 회복의 결과가 아니었다는 평가다. 이번 3분기 실적에서는 과연 매출 성장을 동반한 실적을 내놓을지가 관심사다.
자기 회사의 실적 전망에 대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개사 중 300개사의 최고경영자(CEO)는 부정적이었고 200개사의 CEO는 낙관적이었다. CEO 전망의 평균치로 본다면 다분히 부정적이다. 그러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들 CEO의 예상보다 더 좋은 3분기 실적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CEO들이 자신들 회사의 전망에 항상 낙관적이던 과거 행태와 비교하면 상당히 아이로니컬한 현상이다.
이번 3분기 실적 결과에서 주가가 실적보다 앞서왔다는 것이 확인되면 주가는 잠시 움츠러들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은 또다시 미래를 바라보기 시작할 것이다. 랠리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던 투자자에게는 좋은 시장 진입 기회가 될 수 있다.
박춘호 주식투자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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