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 내년 경영전략 방향을 ‘혁신을 통한 가치경영’으로 정했다. 영업수익을 개선해 내실 있는 성장을 한다는 계획이다. 퇴직연금을 비롯한 비이자수익 부문의 수익성 강화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지난달 말에는 ‘카자흐스탄 뱅크 센터 크레디트(BCC)’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며 해외 비중도 늘리고 있다.
이달 말 사외이사 및 경영진 워크숍을 갖고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하는 우리은행은 최근 ‘신사업 인큐베이터’를 발족했다.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로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해외 진출을 통해 중장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외환은행과 푸르덴셜증권 등에 대한 인수합병(M&A)이 본격화할 것에 대비해 일전을 치를 준비를 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다시 성장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경기회복세에 따라 영업수익이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은행들은 또 올해 말까지 기업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영업확대 전략에 다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대출을 해준 기업의 부실에 대비해 쌓아둬야 하는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줄어들어 사업 확대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계산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해외진출과 인수합병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은행들의 성장 중심 전략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부실채권 정리 등 현안이 남아 있고 실물경기 회복이 완전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몸집 불리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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