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매각 주간사회사가 인수에 단독 참여한 효성에 하이닉스 지분의 일부만 매각하고 채권단이 우호세력으로 남아 경영권을 지켜주는 ‘분할매각’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증권과 우리투자증권, 산업은행으로 구성된 하이닉스 매각 주간사회사는 매각 대상 지분 28.07% 가운데 15% 안팎의 지분과 경영권을 효성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이 채권단 보유 지분의 15% 정도와 경영권을 인수하면 채권단이 나머지 지분을 우호 지분으로 보유하면서 경영권을 방어해 주는 구도다.
이처럼 분할매각 방식을 추진하는 것은 효성의 인수자금 부담이 너무 크다는 판단 때문. 효성이 매각 대상 주식 1억6548만 주를 모두 인수하려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4조 원대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분의 절반 정도만 사들이면 인수자금은 2조 원대로 크게 줄어든다. 효성도 자금 부담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분할 인수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하이닉스 채권단은 효성 측에서 예비입찰제안서에 지분 분할 매입 등을 요청해 오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매각 대상 지분 전량을 팔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지만 효성이 단독으로 입찰에 나선 만큼 분할매각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다음 주에 효성으로부터 예비입찰제안서를 받아 본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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