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증시에 반영
4분기 이후엔 둔화 전망
외국인 매수 회복 여부에
주가 상승-횡보 갈릴 듯
기업들이 3분기 경영성적표를 차례로 발표하는 실적발표의 계절(어닝시즌)이 돌아왔다. 13일 LG화학을 시작으로 LG전자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주요 상장기업들이 일제히 이달에 실적을 공개한다.
전문가들은 주요 기업들이 깜짝 놀랄 3분기 실적을 발표하겠지만 4분기부터는 실적이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3분기 실적은 이미 주식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4분기 이후의 기업실적을 어떻게 추정하느냐가 주가 향배를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전기전자 업종이 호실적 이끌어
11일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전기전자(IT) 업종에 속한 84개사의 영업이익은 2분기(2조3723억 원)보다 107.08%나 늘어난 4조9126억 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분기별 사상 최대 이익 전망치를 발표한 삼성전자를 필두로 LG전자(전년 동기 대비 41.1%) 하이닉스(흑자전환) 등이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업종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크게 늘지만 지난 분기 대비로는 27.0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노후차 교체에 대한 세제지원과 개별소비세 인하로 인한 수요가 2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실적은 3분기에 정점을 보인 뒤 4분기로 갈수록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사 313개사의 영업이익은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3.22%, 내년 1분기에는 0.7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의 25%를 차지하는 IT 부문의 영업이익이 4분기에는 11.71%, 내년 1분기에는 13.7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떨어지는 환율과 늘어날 마케팅 비용이 부담된다. 하지만 금융업종과 에너지 부문은 4분기에도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한국 증시 선진국 안착 시험대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수출 위주의 한국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해 4분기 이익이 꺾어질 것이라는 건 이미 예상한 바다. 증시의 관심은 한국 증시를 이끌어온 외국인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에 계속 추가 투자를 유지할지 여부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부사장은 “한국 증시가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국지수에 포함됐지만 여전히 한국 증시는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의 두 가지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실적이 등락하더라도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지속적으로 사들여야 비로소 한국 증시가 선진시장에 안착했다고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동향에 대한 전망은 전문가마다 엇갈린다.
HMC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기업들의 실적을 근거로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이는 일은 별로 없을 것 같다”며 “경기가 확연히 좋아진다는 신호가 나오지 않는 한 크게 떨어지지도, 크게 오르지도 않는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4분기 실적은 약해질 수 있지만 내년은 긍정적”이라며 “차익을 실현하는 외국인도 숨고르기를 한 뒤 다시 ‘바이 코리아’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