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민의 힘은 통한다
올 9월 1일 경총에 입사한 김선애 씨(25)는 대학 재학 시절 한국의 노사관계에 관심이 많아 관련 공부에 몰두했다고 한다. 노사문제 관심의 출발점은 ‘노동경제학’을 수강하면서부터. 수업시간에 한 대기업 파업을 주제로 토론이 벌어졌다. 좌파 성향의 경제학에 관심을 두고 있었던 김 씨는 근로자의 편에 서서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근로자는 무조건 약자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교수님은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중립적으로 토론을 중재하시더군요.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김 씨는 이 토론이 대학원에서 노동경제학을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2007년에는 공인노무사 자격도 땄다. 그는 “공부를 하면서 경직된 노사관계의 현실을 알게 됐고, 노동시장 문제가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은 경총 입사지원으로 이어졌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훈련에 초점을 뒀다. 김 씨는 “자신의 ‘스펙(조건)’에만 맞춰 구직을 하면 적성에 맞지 않아 재취업을 하고 경력을 단절시키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며 “대학 재학 시절에 자신의 관심사를 정하고 평생 종사할 커리어 패스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하고 싶은 일을 구체적으로 준비하라
전영기 씨(26)는 영어라는 자신의 강점을 활용해 하고 싶은 일을 명확히 한 것이 입사의 비결이다. 영국, 싱가포르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와 영어에 자신이 있었던 그는 경희대 무역학과에 진학한 뒤 전국 대학생 모의 유엔대회와 세계시민포럼(WCF) 등 다양한 교내외 활동을 통해 국제무대를 익혔다.
그는 “모의 국제회의에서 베트남 대표로 활동하며 기후변화 주제에 대해 국가의 입장을 대변하는 활동을 했다”며 “이 과정에서 조사 능력과 합리적인 외교전략,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대변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활동을 하면서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정치외교학을 복수전공하고 관련 신문기사를 스크랩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영어와 국제교류 분야의 경험을 쌓다 보니 여러 기회에 도전할 수 있었다. 그는 취업 고민을 하던 중 경총의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보고 국제 업무에 지원했다. 미리 준비하고 경험한 터라 자신의 강점을 믿었고 이는 합격으로 이어졌다. ILO, 국제사용자기구(IOE) 등에서 활동하려던 자신의 꿈을 이뤘다. 그는 “서류에 나오는 조건도 중요하지만 실무 분야에서 직접 뛰며 열정을 보여주고 경험을 쌓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 인사담당자 한마디
경총은 회원 기업을 지원, 지도하는 업무를 하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바로 투입이 가능한지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평소 경제현안과 노사관계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김선애 씨는 정형화된 ‘스펙 쌓기’에 연연하지 않고 노사관계를 핵심적으로 파고들어 역량을 높인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영기 씨는 대학 신입생 때부터 국제무대에서 일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경험을 쌓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 경총은 어떤 기관
경총은 노사분규가 극심해지기 시작한 1970년 노사관계의 방향을 정립하기 위해 설립된 민간단체이다. 전국 14개 지방경영자총협회와 4000개 이상의 회원사가 가입해 있다. 주요 사업은 경제 및 노사관계 현안 조사와 정책 개발, 인사 노무 분야 기업 지원 등이다. ILO와 IOE의 한국 대표도 맡는다. 최근엔 투명 윤리경영, 시장경제 활성화로 업무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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