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훨씬 높은 전기 대비 2%대 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성장률도 0%를 넘어 플러스를 나타낼 가능성이 커졌다.
복수의 한국은행 관계자는 19일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좋아진 전기 대비 2%대 중반까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의 전기 대비 2.6%에 이어 3분기에도 2.5% 내외의 깜짝 성장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2%대 중반의 성장률은 민간연구소 등에서 예측했던 1%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은은 7월 하반기 경제전망 때 3분기 성장률을 0%대 초반으로 내다봤고 9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4%로 예상했다.
이처럼 3분기 경제 전망치가 예상보다 크게 높아진 것은 무엇보다 수출이 빠르게 회복됐기 때문이다. 최근 관세청이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확정치)에 따르면 9월 수출은 34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8%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 수출 감소율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분기별로도 2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7%였으나 3분기에는 ―17.0%로 많이 개선됐다.
한은 관계자는 “세계 경제 상황이 호전되면서 3분기 수출이 예상보다 크게 좋았고 YF쏘나타 등 신차 출시 효과와 노후차 교체 시 세제 지원 등의 효과로 내수 실적도 개선됐다”며 “지난해 9월에 있던 추석연휴가 올해는 10월에 있어 3분기의 영업일수가 늘어난 것도 성장률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3분기도 2분기에 이어 ‘성장률 서프라이즈’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3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2.5%면 전년 동기 대비로는 ―0.5∼―0.4%대가 된다. 이 경우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5% 이상이면 연간으로도 플러스가 나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른 한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4분기 수출도 탄탄하고 경기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글로벌 환경에 충격이 없고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연간 성장률이 플러스로도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회복의 주요 동력이었던 정부의 재정여력이 점차 소진되고 있기 때문에 올해 플러스 성장 여부보다는 내년도 경기상황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해는 인위적 경기 부양에 성공했지만 민간투자와 소비를 바탕으로 한 경제의 실질적인 회복이 뒤따라줄지는 내년에 가봐야 알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섰고 해외 경기도 연초 전망보다는 좋아 예상 밖의 경제성적표를 얻었다”며 “하지만 내년에는 재정으로 경기를 살릴 수 있는 여력이 소진되고 금융부문에서도 출구전략이 시행되면서 경제여건이 올해보다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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