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선보인 ‘버추얼 커스텀 메이드’ 시연 모습. 고객은 자신의 체형대로 스캔한 신체 모습(왼쪽)에 여러 가지 의상을 바꿔 입혀 보면서 옷을 고를 수 있다. 사진 제공 신세계
2054년 미래를 다룬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선 고객이 의류 매장을 지나갈 때, 고객의 망막을 인식한 디지털 거울이 이 사람에게 어울릴 만한 옷들을 아바타 형태로 소개한다. 비슷한 상황이 21∼25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 6층 이벤트홀에서 열린다. 옷을 직접 입어 보지 않고도 ‘나만의 옷’을 디자인해 주문할 수 있는 ‘버추얼 커스텀 메이드(Virtual custom-made)’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3차원(3D) 스캔을 통한 신체 측정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를 통한 옷감과 세부 디자인 선택 △고른 디자인을 3D 아바타에 적용하기 등 3단계 과정을 거친다.
당신이 이 매장에 갔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은 원통 모양의 3D 스캐너에 들어간다. 옷을 벗지 않아도 된다. 미국 ‘인텔리핏’이 만든 이 장비는 극초단파를 분사해 단 10초 만에 신체 사이즈를 잰다. 극초단파가 몸속 수분을 통과하지 못하고 반사 파장을 낸다는 원리에 착안한 장비다. 미국 바텔 연구소의 화성 탐사 기계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기술이다. 당신은 이제 소매 길이와 단추, 원단 종류 등 10가지 세부 디자인을 고른 뒤 당신의 체형대로 가상공간에 구현된 아바타에게 옷을 입혀 보고 구매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2006년 건국대 아이패션(I-Fashion) 의류기술센터가 개발했다. 정부가 산업기술 기반 조성 사업으로 지원하고 16개 의류·유통회사가 참여했다. 스캐너를 이용해 아바타를 만든 뒤 맞춤형 옷을 양산하는 건 이번이 세계 처음이라고 신세계 측은 밝혔다. 신세계는 일단 티셔츠로 이 서비스를 시작한다. 본격적인 판매는 다음 달 시작될 예정으로, 21∼25일 본점에서는 매일 선착순 5명에게 무료로 맞춤 서비스를 해주기로 했다.
이번 서비스로 티셔츠를 만드는 회사는 ‘DNM FT’라는 국내 디지털 패션 회사다. 일본 도쿄(東京)공업대 섬유공학 박사 출신인 이 회사 전형중 사장은 “이 시스템은 미리 옷을 만들어 놓을 필요가 없어 재고 부담이 적기 때문에 옷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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