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안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오름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인다. 8월 이후 1%포인트 이상 금리를 올려왔던 은행들이 최근 정기예금 금리를 잇달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저축은행들은 오히려 예금 금리를 속속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 고금리로 팔았던 정기예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이를 다시 유치하기 위해서다. 기본 금리를 올리는 대신 추가 금리를 주는 특판상품을 일시적으로 내놓는 곳도 있다. 연 8.5% 안팎의 고금리를 주는 저축은행 후순위채권도 막바지 발행이 한창이다.
○ 만기고객 유치 노려 금리 속속 올려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달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4.7%에서 5.1%로 올린 데 이어 최근 다시 5.3%로 0.2%포인트 더 올렸다. 1년 만기 정기적금 금리도 5.2%에서 5.4%로 0.2%포인트 인상했다. W저축은행은 14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5.2%에서 5.3%로 0.1%포인트 올렸고 18개월과 24개월 금리는 각각 5.6%, 5.8%로 0.2%포인트씩 인상했다. 제일저축은행도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5.0%에서 5.3%로 0.3%포인트나 올렸다.
현재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8∼5.4% 수준으로 106개 저축은행 가운데 37곳이 5.1% 이상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에 들자니 연 4% 안팎의 저금리가 못마땅하지만 원금 보장이 꼭 되는 상품을 찾는 투자자라면 저축은행 정기예금을 염두에 둘 만하다. ○ 금리 높인 특판상품 선착순 판매
기본 예·적금 금리를 올리는 대신 우대금리 혜택을 주는 특판상품도 나왔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만기 7개월 이상 12개월 미만 예금에 가입하면서 ‘만기 자동연장’을 신청하면 0.1%포인트의 이자를 더 주는 ‘모어모어 정기예금’을 1000억 원 한도로 판매 중이다. 토마토저축은행은 자사 소속 맹동섭 골프선수가 최근 우승한 것을 기념해 ‘KPGA 데뷔 우승기념 맹동섭 정기적금’을 다음 달 13일까지 판매한다. 1년 만기로 가입하면 연 6.2% 이자를 주는 등 기존 정기적금 금리에 0.2%포인트를 추가로 더해준다.
삼화저축은행도 ‘골프정기예금’을 특별 판매하고 있다. 1년 만기 기본금리 연 5.3%에 소속 골프선수들이 한국프로골프(KPGA)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 대회에서 우승할 때마다 0.05%포인트의 이자를 추가로 주는 상품이다. 삼정저축은행은 경기 수지지점 오픈 1주년을 맞아 고객감사 정기예금을 내놓았다. 금리는 14개월 만기 연 5.3%이며 200억 원 한도로 판매 중이다.
○ 8% 이상 고금리 후순위채
고금리 후순위채권도 잇따라 발행되고 있다. 진흥저축은행과 제일저축은행은 연 8.5% 이자를 주는 만기 5년 3개월짜리 후순위채권 청약 신청을 21일까지 받는다. 토마토저축은행은 다음 달 2∼4일 연 8.4% 금리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한다. 발행 규모는 300억 원으로 최소 청약금액은 1000만 원이며 100만 원 단위로 청약할 수 있다.
후순위채는 만기가 5년 이상으로 길고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다. 다른 채권에 비해 순위가 밀리기 때문에 채권을 발행한 은행이 파산하면 투자금을 떼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따라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 이상, 고정이하여신 비율 8% 이하인 우량 저축은행에 투자하는 게 좋다.
또 후순위채권은 만기 이전에 중도해지가 안 되기 때문에 현금화하려면 개별적으로 매입자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따라서 저축은행의 안정성은 물론이고 본인의 자금 운용 계획을 꼼꼼히 따져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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