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주부 한예경 씨(32)는 이달 말 만기가 되는 1년제 은행예금에 넣어뒀던 500만 원을 놓고 고민이다.
시중은행 예금에 계속 넣어두자니 지난해 연 7.3%의 금리를 받았던 것에 비하면 아직 금리가 낮은 느낌이다.
그렇다고 금리가 오르기까지 마냥 기다리기도 어렵다.
얼마 전엔 은행의 예금 금리가 떨어졌다는 뉴스를 보곤 불안한 마음이 더욱 커졌다.
한 달 넘게 오르던 시중은행 예금 금리에 최근 제동이 걸렸다.
예금 금리의 기준이 되는 채권 금리들이 떨어지면서 시중 은행들의 예금 금리도 주춤하고 있는 것.
하지만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예금 금리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갈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
금리 향방을 내다보기 어려운 요즘, 어떤 재테크 전략이 필요할까.》
○ 금리 올라도 상승폭은 제한적
현재 시중은행들의 예금 금리 인하 추세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지난해 말 판매됐던 고금리 특판 상품들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이 자금을 흡수하기 위한 금융권의 경쟁이 다시 은행들의 고금리 공세에 불을 댕길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기로 금고가 비어 가자 은행들은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 연 5∼7%대 1년 만기 고금리 특판 상품을 판매하면서 약 19조 원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올리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많다. 기준금리 연내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그동안 크게 올랐던 시중금리가 당분간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시중은행들 역시 금융위기의 절정을 향해 치닫던 지난해 말만큼 자금 확보가 절실하지 않다.
하나은행 이촌동골드클럽의 안종담 PB팀장은 “현재 금리 인하는 단기 조정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그러나 금리가 오르더라도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평촌PB센터 박승호 PB팀장은 “만기가 도래하는 예금을 다시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있겠지만 은행들은 지난해처럼 고시 금리를 올리는 고금리 경쟁보다는 고객들에게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맞춤형 전략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 만기 6개월 이상 예금 고려해볼 만
전문가들은 초단기 상품으로 자금을 운용하며 금리 인상을 기다려왔다면 만기 6개월 예금 가입을 고려해볼 시기라고 조언했다. 현재 만기 3개월짜리 단기 예금과 6개월짜리 예금의 금리 차는 0.3%포인트 정도. 지금 예금에 가입한다고 가정할 때 3개월 상품의 만기가 되는 내년 1월부터 6개월 상품의 만기가 되는 4월 사이에 금리가 0.3%포인트 이상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여유 자금이라면 단기 상품보다 금리가 더 높은 6개월 이상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세금우대 상품이라면 1년 만기 상품을 가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김인응 우리은행 PB사업단 재테크팀장은 “내년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해도 급격히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단기 운용보다는 6개월 이상의 예금상품 가입도 고려해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 회전식 예금이나 CD연동형 예금도 유용
금리 상승을 좀 더 기다린다면 회전식 예금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형 정기예금이 유용한 재테크 수단이다. 회전식 정기예금은 3∼6개월에 한 번씩 금리가 변하는 상품으로 가입 기간에 다른 상품들의 금리가 크게 오를 경우 중도 해지하고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가능하다.
1년 만기인 하나은행의 ‘하나369정기예금’은 가입 3, 6, 9개월이 되는 시점에 해지하면 최소 연 2.9%의 금리를 보전해준다. 3개월 후 해지하면 연 2.9%, 6개월 후에는 연 3.2%, 9개월 후에는 연 3.6%를 지급한다. 회전식 예금인 국민은행의 ‘수퍼정기예금’은 1개월 최고 2.35%, 3개월 3.3%, 6개월에 3.85%의 금리가 지급된다. 우리은행의 ‘키위정기예금’은 1개월 최고 연 2.6%, 3개월 연 2.95%, 6개월 연 3.3%의 금리가 적용된다.
CD 연동형 정기예금은 91일물 CD 금리가 상승하면 3개월마다 금리가 자연스레 올라간다. 따라서 금리가 인상될 때마다 굳이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금리 상승의 수혜를 누릴 수 있다. 신한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탑스CD연동 정기예금’은 6개월 만기 상품은 CD 금리에 0.5%포인트, 1년제는 1.1%포인트를 더해 이자를 지급한다. 우리은행의 CD 연동예금인 ‘오렌지정기예금’은 CD 금리에 6개월 만기는 0.5%포인트, 1년 만기는 1.1%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