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대비 설비투자 사상 최악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2일 03시 00분


상반기, 전년대비 0.5%P 하락

국내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기업의 투자는 최악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액(명목)은 43조8114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6조6456억 원)보다 6.1% 줄었다. 이는 2001년(―7.6%)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반면 상반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499조517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01조4952억 원)보다 0.4%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명목 GDP 대비 설비투자비율은 8.8%로 지난해 상반기(9.3%)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이 비율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70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GDP 대비 설비투자액 비율은 △1970년 9.1% △1980년 15.7% △1990년 14.9% △2000년 13.9% 수준이었고 2000년대 이후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설비투자는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는다면 올해는 크게 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분기에도 설비투자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계절조정 설비투자지수(2005년=100)는 7월 95.3, 8월 98.0으로 2분기 평균인 99.7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3분기 경제성장률은 2분기에 이어 전기 대비 2%대 중반의 빠른 회복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3분기 중 GDP 대비 설비투자 비율은 상반기보다도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경기 전망의 불투명성, 기업의 해외 생산시설 구축, 연구개발(R&D) 투자로의 전환 등을 설비투자 부진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설비투자 감소는 국내 생산의 부진을 의미하기 때문에 고용도 늘기가 어렵다”며 “이는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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