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올해 상반기 상품수지 흑자 규모에서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질렀다. 한국이 상반기 일본과의 교역에서 124억 달러의 적자를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국가와의 교역에서 얼마나 큰 폭의 흑자를 거뒀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한일 간의 상품수지 흑자 역전에는 ‘원화 약세, 엔화 강세’의 환율효과가 상당히 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앞으로도 이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1일 기획재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상반기 한국의 상품수지 흑자는 266억1000만 달러로 30개 OECD 회원국 중 독일(719억50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그 다음은 노르웨이(248억1000만 달러), 아일랜드(229억8000만 달러) 등의 순이었고, 일본은 91억2000만 달러로 6위에 머물렀다.
재정부 관계자는 “일본과 한국 모두 수출과 수입이 함께 줄어든 ‘불황형 흑자’를 보였지만 일본의 수출 감소폭은 한국보다 훨씬 컸다”며 “달러화와 엔화에 대한 원화 약세, 수출 품목 및 지역의 다변화 등이 한국의 상품수지 흑자 규모를 키운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추세가 앞으로 계속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일본팀장은 “최근 원화 가치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환율효과가 사라지고 있고,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서 고기능성 일본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일본의 상품수지 흑자 폭은 빠르게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상품수지:
한 국가가 상품을 수출한 금액에서 수입액을 뺀 값으로 무역수지와 같은 개념이지만 양 수지를 산출할 때 수출입액을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 일치하지는 않는다. 한국의 상품수지 흑자가 일본보다 크다는 것은 그만큼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세계시장에 많이 팔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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