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WINE]美 내파밸리의 佛 와인 생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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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4일 03시 00분


○ 도미누스(Dominus)

풍부한 풍미와 힘찬 기운을 자랑하는 와인이다. 매해 블렌딩 비율은 조금씩 다르지만 2000년산부터 카베르네 소비뇽 사용 비율이 80%를 웃돈다. 내파에서 만들지만 보르도 정신을 담고 있는 전형적인 와인이다. 도미누스는 라틴어로 주인, 소유자를 뜻하는데 로마 가톨릭에서는 하느님을 의미하기도.
○ 크리스티앙 무엑스
도미누스-나파누크 이어
올가을 신상품 ‘오텔로’ 출시

○ 오베르 드 빌렌
‘HdV 카네로스 레드 2000’
하이드 가문과의 협력 상징


‘로마네 콩티’와 ‘페트뤼스’는 각각 프랑스 부르고뉴와 보르도를 대표하는 최고의 와인이다. 로마네 콩티는 여러 사람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지만 오베르 드 빌렌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페트뤼스 소유주는 크리스티앙 무엑스다.

이들에게는 최고 와인의 소유주라는 것 말고 흥미로운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와인의 신세계를 대표하는 미국 내파밸리에서 와인을 생산한다는 점이다. 먼저 시작한 사람은 무엑스다. 그는 이미 1982년에 양조장을 세워 지금까지 3개의 와인을 선보였다. 그중 ‘오텔로(Othello)’는 올가을에 출시된, 그야말로 따끈따끈한 ‘신상’이다. 무엑스가 내파밸리에서 만든 ‘도미누스’와 ‘나파누크’의 명성은 이미 대단하다. 전형적인 보르도 스타일의 두 와인처럼 오텔로 역시 카베르네 소비뇽을 중심으로 카베르네 프랑, 프티 베르도와 같은 품종을 블렌딩했다.

도미누스는 20년 장기 숙성이 가능할 만큼 견고하다. 10년 정도 놔뒀다 마셔도 되는 나파누크는 도미누스에 비해 부드럽다. 오텔로는 출시되자마자 마셔도 좋단다. 무엇보다 앞선 두 와인보다 메를로의 블렌딩 비율이 높아 반갑다. 무엑스의 주 종목 다루는 솜씨가 이제야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로마네 콩티와 페트뤼스는 각각 피노 누아르와 메를로의 제왕 격인 와인이다. 다시 말해 드 빌렌에게 가장 익숙한 품종은 피노 누아르이며, 무엑스는 최고의 메를로 전문가다. 하지만 무엑스가 미국에서 만든 도미누스와 나파누크 두 와인에서는 메를로의 출현이 아주 적을 뿐 아니라 심지어 해를 거르기도 했다.

드 빌렌은 더 흥미롭다.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이 위대한 인물이 2002년 처음 선보인 레드 와인은 다름 아닌 보르도 스타일이었다. ‘HdV 카네로스 레드 2000’은 메를로를 중심으로 카베르네 소비뇽과 섞어 만들었다. HdV는 하이드(Hyde) 가문과 드 빌렌(De Villaine) 가문이 만든 와이너리로 두 가문의 이니셜을 이름으로 사용했다. 오래전부터 하이드가는 ‘내파의 부르고뉴’라 불릴 만큼 서늘한 기후의 카네로스에서 포도 재배를 해왔다. 내파 최고의 포도 재배업자와 부르고뉴 최고 양조업자의 만남은 드 빌렌의 부인이자 래리 하이드의 사촌인 패멀라 덕에 가능했다. 이를 기념하고자 이들은 첫 레드 와인 이름을 ‘벨 쿠진(아름다운 여사촌)’으로 바꿨다.

국내에는 아직 HdV 와인과 오텔로가 수입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이름의 주인공, 오텔로의 맛이 궁금하다. 왜 재미있는 이름이냐고. Othello를 프랑스어로 읽으면 ‘오텔로’인데 이것은 ‘Otez l'eau’와 발음이 같다. 그러니 이 와인 이름을 셰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 ‘오셀로’로 발음하면 안 된다. “물을 치워주세요(그리고 와인을 주세요)”란 중요한 의미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김혜주 와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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