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깍는데 국민부담금은 왜 늘지?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5일 19시 19분


2013년 4인가구 3000만원 넘어… 1.6%P 올라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료 크게 늘어나기 때문”

정부가 세금을 깎아주는 감세(減稅) 정책을 펴고 있지만 각종 연금과 보험료 부담이 늘면서 국민부담금이 2013년엔 4인 가구 기준으로 3000만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25일 기획재정부가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상 국내총생산(GDP)에서 조세 수입과 사회보장기여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국민부담률이 올해 26.5%에서 내년에는 26.4%로 낮아지지만 이후 매년 상승해 2013년엔 28.1%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1인당 국민부담액도 올해 559만9000원에서 2013년에는 784만9000원으로 증가한다. 4인 가구라면 3139만6000원을 부담하게 되는 셈이다.
반면 GDP에서 조세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인 조세부담률은 감세 정책 덕분에 올해 20.5%에서 내년에는 20.1%로 떨어지고 2013년에도 20.8%로 소폭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1인당 조세부담액은 GDP 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올해 433만 원에서 내년 452만 원으로 오르고 2013년에는 580만5000원으로 늘어난다.
조세부담률의 변화가 별로 없는데도 국민부담률이 급증하는 것은 국민연금을 포함한 4대 공적연금과 건강보험을 비롯한 각종 사회보험료 부담이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연금제도 개혁이 연금의 고갈을 막기 위해 '더 내고 덜 받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 사회보험료가 국민소득의 증가에 따라 누진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주요 요인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국민부담률이 오르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한국의 국민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06년 기준 35.9%)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영환 국회 예산정책처 세제분석팀장은 "고령화와 저출산 추세를 감안해 국민부담률을 산출하면 OECD의 평균치에 가깝다"며 "현 상황만 놓고 부담률을 늘릴 여지가 있다는 식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조세부담률과 국민부담률
조세부담률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조세(국세와 지방세)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국민의 세금 부담 정도를 나타낸다. 국민부담률은 GDP에서 조세 수입과 함께 사회보장기여금이 차지하는 비율로 포괄적인 국민부담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다. 사회보장기여금은 4대 공적연금(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과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건강보험 등의 납부액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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