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8월 증권사가 판매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지급결제 기능이 허용되면서 막이 오른 증권사와 은행 간의 고객 유치전에서 은행이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 증권사들의 CMA 계좌 잔액은 줄어든 반면에 시중은행들은 막대한 시중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면서 은행들이 금융권 강자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CMA 계좌 수는 964만661개로 7월 말보다 61만6888개(6.8%)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CMA 잔액은 40조901억 원에서 39조5851억 원으로 5000억 원가량 줄었다. 지급결제 기능 허용을 전후로 증권사들의 CMA 판촉경쟁이 강화되면서 CMA 계좌 수는 늘었지만 CMA에 입금된 돈은 오히려 은행 예금 등으로 빠져나간 셈이다.
증권사들이 시중자금 유치에 실패한 것은 고금리에 내건 조건들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인기를 끌지 못한 탓이다.
반면에 고금리 예금 상품을 출시하며 증권사의 공세에 맞불을 놓은 은행에는 시중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2조1000억 원이 증가하는 데 그쳤던 은행들의 저축성 예금은 8월 13조 원, 9월 11조400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10월에도 20일 현재 8조6589억 원 늘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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