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기도 안정을 찾아가고 기업실적도 예상을 웃도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은 제자리걸음 중이다. 거래규모도 크게 줄면서 관망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유는 ‘더 좋아질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3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전년 동기 대비 8.9% 성장을 기록했다. 1분기 성장률이 6.1%에 그쳤고 2분기에는 7.9% 성장했다는 점과 비교할 때 빠른 회복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경기회복과 맞물려 긴축정책이 생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달러 약세에 따른 유가 상승도 한몫 하고 있다.
3분기 기업실적은 기대 이상이다. 지금까지 실적 발표를 한 대표기업들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질적 개선도 돋보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기업을 따돌리며 순위도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시장의 반응은 다소 부정적이다. 발표된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수록 4분기 실적은 안 좋을 것이란 걱정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대치가 낮았던 철강과 건설 정도에서만 어닝 서프라이즈 효과가 나타났다. 이를 반영하며 주식시장은 조정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다행인 건 가격조정보다는 기간조정 성격을 보인다는 점이다. 지수가 좁은 구간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는 양상으로 향후 나올 법한 악재를 미리 반영하는 흐름이다.
이번 주에는 월말 경제지표가 다수 발표된다. 국내 지표에선 특히 3분기 경제성장률과 9월 산업생산 동향을 주목해야 한다. 자동차 수요가 다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수출도 빠르게 회복돼 3분기 경제성장률도 전분기 대비 2%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본격 회복의 길로 들어섰다는 데 의미를 둬야 한다. 9월 산업생산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작년 9월과 비교할 때 9% 이상 증가로 예상하고 있다. 수요가 살아나고 재고를 미리 확보하겠다는 움직임이 생산 증가에 기여했다. 또 하나 관심을 갖고 봐야 할 변수는 경기선행지수 흐름이다. 주가는 경기선행지수 흐름과 동행하는 패턴을 보이기 때문이다. 경기선행지수는 이번에 9∼10%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에선 경기선행지수 고점을 연말 전후로 예상하는데 이번 지표를 통해 그 가능성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미국에선 3분기 경제성장률과 9월 주택판매 지표가 발표된다.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3% 정도 성장하며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9월 기존 주택판매도 전월 대비 소폭 증가로 보고 있다. 주택경기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났지만 회복 속도는 매우 더디다. 지난 주말 미국의 대형 상업용 부동산 대출업체인 캡마크 파이낸셜 그룹이 이르면 이번 주말 안에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이란 소식도 부정적이다.
이번 주에는 한국전력, 현대모비스, SK에너지, KB금융, SK텔레콤, 삼성전자 등의 3분기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3분기 실적도 중요하지만 4분기와 내년 상반기 실적에 대한 가이던스가 주가에는 더 민감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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