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이종서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은 “튼튼한 자본력과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장례서비스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 한국교직원공제회
“부실한 상조회사로 국민의 피해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총자산 16조 원을 운용하는 탄탄한 기반의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상조사업에서 ‘부실’이라는 말을 사라지게 하겠습니다.”
이종서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54)은 “이르면 12월 1일, 늦어도 내년 1월 1일부터 국내 최대 규모의 상조회사를 출범시킬 예정”이라며 “자본금은 500억 원으로 ‘더 케이 라이프’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등 막판 준비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 281개 상조업체가 있지만 자본금 1억 원 미만은 176개(62%), 3억 원 이상은 37개(13.2%)뿐이다.
이 때문에 회원이 계약을 해지하고 환급을 요청하거나 회사가 파산했을 때 회비를 돌려주지 못하는 등 각종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도 상조회사와 관련된 불만 신고 접수가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계약 해지 후 회비를 환급해 주지 않는 상조회사를 상대로 한국소비자원이 직접 집단분쟁조정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 이사장은 “든든한 자본금에 교직원공제회의 신뢰도가 결합한 상조회사를 통해 장례서비스 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며 “우선 회원인 교직원들에게는 30∼40% 할인된 가격으로, 일반인들에게는 시장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반인들에게 가격적인 혜택은 없더라도 높은 신뢰도만으로도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교직원공제회가 처음 상조사업에 관심을 가진 것은 ‘순진한’ 교사들이 부실 상조업체에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이사장은 “교직원공제회가 상조회사를 설립한다고 소문이 나니까 벌써 우리와 비슷한 이름으로 급조된 상조회사들이 교사들에게 접근하고 있다”며 “교직원공제회의 상조회사는 아직 어떠한 판촉행위나 광고 홍보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교직원공제회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유관기관으로 공공의 성격이 강한 만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장례 지원 등도 상조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일선 학교에 가 보면 부모 없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사는 조손가정 학생이 많다”며 “이 학생들이 갑자기 상을 당하게 되면 모든 장례 서비스를 무료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에 대해서는 현재 지방자치단체 및 각 학교와 대상 선정 등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 중이다.
한편 교직원공제회는 ‘한국교직원공제회법’에 따라 설립된 기관으로 총자산 16조1518억 원, 회원은 60만여 명에 이른다. 이사장이 되기 위해서는 교과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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