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의 화두는 ‘녹색’이었다. 발광다이오드(LED), 2차전지, 스마트그리드 관련 주식은 정부가 이와 관련된 정책을 발표하거나 해당 기업의 실적이 나올 때마다 급등을 거듭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내년에도 녹색 테마주 전성시대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녹색 테마, 당분간 유효할 듯
하이투자증권은 26일 ‘2010년 이슈 및 테마’를 발표했다. 이 증권사가 발표한 16가지 이슈 및 테마 중 상당수는 녹색 관련이었다. 보고서에 소개된 녹색 관련 테마는 △LED 액정표시장치(LCD) TV △소비자용 초저전력 프로세서(CULV) 노트북 △글로벌 전기자동차 △전기모터 △스마트그리드 △원자력발전 △그린홈 정책이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올해 4분기부터 LED TV가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으며 가격 하락도 비교적 큰 폭이어서 시장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LED LCD TV 판매는 2009년보다 7배 수준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2015년까지 세계 전기차 시장의 10%를 점유하고 2020년엔 국내 소형차의 10% 이상을 전기차로 보급하는 ‘글로벌 전기자동차 4대강국’ 플랜을 발표함에 따라 전기차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주목할 만한 테마로 선정됐다.
그린홈 정책으로 수혜를 볼 듯한 건자재 산업 역시 관심을 가져볼 만한 이슈로 소개됐다. 앞으로 20채 이상 짓는 아파트는 친환경 주택이어야 하는 만큼 보금자리주택 등의 신규 주택을 건설하는 내년부터 고기능성 건자재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우증권 정근해 연구원은 “현 정부는 민간투자 확대와 정부 지원을 통해 그린 비즈니스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확산시키고자 한다”며 “향후 주식시장에서도 녹색산업을 꾸준히 지켜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 긴 안목으로 테마 선정
올해 선전한 테마주들 가운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폭의 절반 이상을 반납한 사례가 많다. 특히 해당 테마에 진출한다는 소식만으로 주가가 오른 기업들은 주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자전거와 항공우주, 방위산업 관련주가 대표적이다.
삼천리자전거는 작년 말 6190원에서 5월 15일 3만4500원까지 올랐으나 26일 현재 1만3750원에 머물고 있다. 북한 핵실험과 남북관계 경색 등으로 치솟았던 방위산업 관련 테마주 역시 급락했다. 휴니드는 6월 초 1만3000원대에서 현재 8000원대로 떨어졌다. 국내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 발사로 형성된 우주항공 테마주는 8월 말 나로호 발사를 끝으로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테마가 아닌 확신을 갖고 길게 보면서 투자할 수 있는 테마를 골라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테마를 선정한 후에는 영업이익이 꾸준히 발생하면서 자산가치가 높은 종목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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