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뜨면 차도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7일 03시 00분


자동차 회사들 드라마-영화 협찬 러시
홍보효과 톡톡… 국내차 ‘미드’까지 출연

《‘저 차 뭐지?’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주인공이 탄 자동차에 시선을 뺏겨본 적 있는지.

한국 드라마에서 ‘꽃미남(녀)’ 주인공들은 언제나 폼 나게 생긴 고급차들을, 엠블럼은 가린 채 몰고 다닌다. 그리고 ‘저 차 뭐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대개 ‘협찬 차량’이라는 것이다.》

○ 출시 전 TV 드라마에서 첫선

자동차회사들의 국내 드라마와 영화 협찬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올해 말 출시할 준대형 세단 ‘K7’을 판매에 앞서 KBS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먼저 선보인다. 주인공 김현준(이병헌 분)이 타는 차여서 극중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밖에 없다. K7 외에도 ‘포르테’ ‘포르테 쿱’ ‘로체 이노베이션’ 등 다양한 기아차가 드라마 전편에 등장한다. K7은 아이리스 외에 다른 KBS 드라마에도 나올 예정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자동차 영업사원이 주인공인 KBS 드라마 ‘열혈장사꾼’에 ‘뉴 SM3’ ‘SM7’ ‘QM5’ 등을 협찬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진에 차량뿐만 아니라 매장도 빌려줘 이 드라마의 극중 인물들은 르노삼성차 압구정지점, 서초지점, 도곡지점, 양평사업소 등에서 일하는 것으로 설정돼 있다.

수입차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아우디코리아는 SBS 수목드라마 ‘미남이시네요’에서 주인공 황태경(장근석 분)이 타는 차량으로 ‘뉴 S4’를 제공했다. GM코리아는 26일부터 방영한 MBC 일일드라마 ‘살맛납니다’에 다음 달 출시를 앞두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 뉴 SRX’를 지원하며, 볼보자동차코리아는 SBS 드라마 ‘천만번 사랑해’에 ‘XC60’ 등을 협찬했다. BMW코리아는 최근 개봉한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에 영화 속에서 세 명의 대통령이 타고 다니는 의전 차량으로 ‘뉴 750Li’를 제공했다.

○ 출연작 뜨면 홍보 효과는 확실

현대자동차는 외국 드라마에까지 진출했다. ‘제네시스’를 북미 시장에 내놓으면서 미국의 인기 드라마 ‘24’에 차량을 지원한 것. GM대우자동차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내놓으면서 이 모델이 할리우드 영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에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한 것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해외 영화계에서도 차량 협찬은 일반화돼 메르세데스벤츠는 영화 ‘섹스 앤드 더 시티’ 등에, 폴크스바겐은 ‘본 얼티메이텀’ 등에 자사 모델을 노출시켰다.

자동차회사들이 이처럼 영화·드라마에 협찬하는 것은 그만큼 홍보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인기리에 방영된 SBS 드라마 ‘찬란한 유산’을 후원해 재미를 톡톡히 본 한국닛산의 엄진환 세일즈마케팅 이사는 “실제로 방송 직후 드라마 제목을 말하며 차량에 관해 묻는 고객이 많았다”고 전했다. 영업 현장에서도 “드라마 ○○○에서 주인공이 몰고 다녔던 바로 그 차”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도 그 드라마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할 때의 얘기다. 이 때문에 이들 회사는 드라마 제작 단계에서부터 시놉시스와 출연진, 작가를 살펴 흥행 가능성을 따져보고 협찬 여부를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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