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 11일 발생한 9·11테러로 2974명이 숨졌다고 미국 정부는 발표했다. 그러나 통계학자들은 실제 사망자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 사건의 영향으로 비행기 탑승을 거부하고 차를 몰고 나갔다가 사망한 사람들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2002년부터 3년간 미국에서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12만8525명으로 이는 예상보다 약 5%, 6400여 명 많은 것이다. 같은 기간 항공기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30명이었다. 따라서 항공기에서 자동차로 갈아탄 사람들이 전처럼 항공기를 이용했을 경우 최소한 5000명의 사망자가 목숨을 건졌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비행기 대신 자동차를 이용했을까. 자동차를 운전하면 자신의 운명을 직접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반면 비행기를 타면 자신의 목숨이 항공기 조종사나 나쁘게는 테러 집단의 손에 달려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는 착각이다. 심리학자들은 ‘통제감의 착각(illusion of control)’이라고 부른다.
더구나 자동차 사고의 경우 사망자 한 명에 중상자가 약 9명 발생한다. 자동차 대신 비행기를 탔다면 4만5000명이 중상을 입지 않았을 것이고, 32만 5000명은 경상조차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통제감의 착각이 수많은 사람의 건강과 재산 행복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인간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사건 대부분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말한다. 세계적 경기 불황을 초래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유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도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는 통제감의 착각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저자는 통제감의 착각이라는 개념을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 의료 투자 경영 분야에 적용해 설명하고 있다. 우선 의료분야에서 나타나는 통제감의 착각 사례는 충격적이다. 의료와 의학이 대단히 불확실한 존재임을 강조한다. 만약 불확실성이 없다고 가정하면 다시 통제감의 착각에 빠진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의료진의 실수가 암과 심장병 다음 세 번째로 주요한 사망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한다. 의료 검사나 진단의 결과도 불확실하기는 마찬가지다. 뜻밖의 검사 결과가 나오면 다시 한 번 해보라고 한다. 검사가 연속해서 두 번이나 잘못될 확률은 매우 낮기 때문이다.
의료뿐만 아니라 투자와 경영 분야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2001년 초 유명 경제전문지가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회사’라고 치켜세우고 심지어는 세계적 경영 구루(Guru) 게리 해멀이 “영속적인 혁신 역량을 제도화했다”고 주장한 회사가 바로 엔론이었다고 폭로한다. 2001년 81.39달러에 산 엔론 주식은 10개월 뒤 휴지 조각이 되어버렸다. 더구나 엔론은 특별하거나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누구도 이 임박한 재난을 경고해 줄 수 없다는 점이다. 단기적 예측이 얼마나 부정확한지를 알려줄 뿐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의 수익률이 분명 올랐다. 그렇다면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저자가 제시하는 투자원칙은 이렇다. 첫째, 평균 수익률을 목표로 삼아라. 둘째, 인내하라. 셋째, 위험을 인식하라. 넷째, 균형을 취하라.
이런 불확실성투성이 세계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책은 무엇일까. 의사에게도 가지 말고 투자 전문가 얘기도 듣지 말아야 하는 걸까. 저자는 의사와 투자 전문가를 의심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부정확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통제를 포기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불확실성의 두 가지 유형인 지하철형과 코코넛형에 대해 분석하고, 불확실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을 소개한다.
“여성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경제 성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여성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라보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회사가 존재한다면 그 회사에는 어마어마한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사회 모든 분야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여성의 힘을 활용하고, 여성에게 맞는 비즈니스를 펼치라고 조언하는 책. 저자들은 소비를 결정하는 주도적 소비자 집단은 여성이며, 남녀간 교육 수준 격차가 사라지면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구분 없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 저자들은 “이제 여성의 돈과 능력은 여성의 요구, 스타일, 동기를 이해하고 이에 맞춰 변신을 꾀하는 회사를 향해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노동인구가 점차 고령화하고 숙련 노동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여성이야말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고 조언한다.
▼ 달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
달러의 비밀 / 크레이그 카민 지음·맹정섭 옮김 / 280쪽·1만4000원·따뜻한손
최근 들어 달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번진 글로벌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달러의 운명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국제사회에선 달러를 대신할 대안 통화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그러나 경제전문기자인 저자는 “유로와 중국의 위안이 잠재적 경쟁 상대이긴 하지만 달러의 위상은 당분간 변함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루 거래량이 3조2000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모든 거래대금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고, 3분의 2가 넘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지급준비금 역시 아직은 달러라는 것이다.
저자는 달러가 기축통화로 성장하게 된 배경, 세계 경제를 쥐고 흔드는 외환시장과 헤지펀드의 세계,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 조폐국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역할, 아시아의 달러 보유 대국인 한국 중국 일본의 영향력 등을 설명하며 달러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