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부터 퇴직연금 모아야 노후 든든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11월 5일 03시 00분


■ 미래에셋 국제세미나
한국 원리금보장상품 비중 커
美-日은 확정기여형 선호

은퇴 이후의 여유로운 삶은 많은 사람들의 꿈이다. 하지만 대부분 은퇴 이후의 삶을 걱정하면서도 정작 젊었을 때부터 계획을 세워 노후를 준비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퇴직연금은 국민연금, 개인연금과 함께 근로자의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3가지 기둥 중 하나다. 한국은 2005년 12월 도입해 기업이 사내에 적립하던 퇴직금을 금융기관에 적립해 근로자가 퇴직할 때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받도록 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의 연금 전문가들은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 퇴직연금 국제세미나’에서 현재 각국의 퇴직연금 흐름은 무엇인지, 퇴직연금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를 놓고 토론했다.

○ DC형 비중 점차 높아져

퇴직연금제도는 크게 △확정급여형(DB·Defined Benefit) △확정기여형(DC·Defined Contribution) △개인퇴직계좌(IRA·Individual Retirement Account)로 나뉜다. DB형은 회사가 일정한 수준의 퇴직금 지급을 보장하고 회사가 직접 적립자산을 운용한다. DC형은 회사가 근로자 개인별 계좌에 평균임금의 최소 12분의 1 이상을 매달 부담금으로 납부하면 근로자가 직접 적립자산을 운용하는 구조다. 회사에서 DB형만 도입했다면 근로자에게 선택권이 없지만 최근엔 DB형과 DC형을 모두 도입해 선택권을 주는 곳들도 많다. 한국은 9월 말 현재 DB형이 64.3%, DC형이 26.7%, IRA가 9%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1980년 17%였던 DC형 점유율이 매년 증가해 지난해 말엔 66%까지 늘어났다. 미국 매킨지컨설팅 뉴욕사무소의 오누어 엘잔 파트너는 “근로자들의 이직이 늘어나면서 개인별 계좌를 통해 직접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DC형 수요가 늘어났다”며 “기업 편에서도 DB형보다 DC형이 비용 절감에 효과적이어서 도입하는 곳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자산운용으로 유명한 일본에서도 2000년 이후 DC형 가입자들이 늘고 있다. 올해 3월 말 현재 근로자 10명 중 1명꼴로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해 있다. 일본 기업연금연합회 야마사키 슌스케 조사역은 “근로자의 노후소득 보장 강화를 위해 정부가 기존 DB형 제도를 개편해 DC형과 새로운 형태의 DB형을 도입한 후 기업과 근로자들의 DC형 선호 추세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월급의 10∼15%는 적립

엘잔 파트너와 야마사키 조사역은 비교적 여유로운 은퇴 이후의 삶을 꿈꾼다면 적어도 30대 중반부터는 매달 월급의 10∼15%는 퇴직연금으로 적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엘잔 파트너는 현재 미국의 근로자들이 퇴직연금의 적립금 투자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펀드는 ‘타깃데이트 펀드(target date fund)’라고 소개했다. 타깃데이트 펀드는 초기엔 주식과 같은 고(高)리스크 자산에 투자하다가 은퇴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의 보수적 대상으로 자산 배분을 조정하는 펀드다. 이들은 퇴직연금 상품을 고르기 전에 분산투자에 대한 중요성, 다양한 종류의 상품 정보 등을 먼저 습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 퇴직연금에서 원리금 보장상품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9월 말 현재 한국 퇴직연금의 원리금 보장상품 비중은 85%.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신세라 연구원은 “원리금 보장상품만으로 노후생활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합리적으로 자산을 배분하면 더 많은 노후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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