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LG전자 부회장 “사업재편”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5일 03시 00분


내년 R&D 투자 늘릴 것
소규모 M&A 적극 추진

남용 LG전자 부회장(사진)은 3일(현지 시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 소규모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에 경기불황이 이어져도 연구개발(R&D)을 중심으로 투자를 계속 늘려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남 부회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 우드로윌슨센터에서 ‘한국 기업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한 뒤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남 부회장은 “LG전자의 강점을 살리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데 도움이 되는 소규모 M&A를 추진 중”이라며 “소프트웨어 회사인 이퀘스트 등에 일부 투자했고 인수를 검토 중인 회사도 여럿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M&A 추진 방향에 대해 “LG전자가 강점을 갖고 있는 B2B(기업과 기업 간 전자상거래) 분야와 환경, 태양전지 및 건강사업(헬스 케어)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사업 분야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호텔에 TV만 비치하는 게 아니라 에너지관리 및 보안사업에도 진출하면서 다양한 판매 아이템을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남 부회장은 “가전사업도 냉장고와 세탁기 분야만 아니라 이를 응용한 기술 분야에도 진출하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 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2007년부터 하이닉스 인수를 하지 않는다고 밝혀 왔다”면서 “큰 M&A는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도 사업 전망과 관련해 “불황은 경제 체질을 다져가는 기회이기 때문에 우리 회사에는 더 좋은 기회”라고 주장했다. 남 부회장은 이어 “경기가 좋을 때는 글로벌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1%포인트 올리는 데 엄청난 노력과 비용이 들지만 이번 경기침체 때는 불과 1년 사이에 시장점유율을 3∼7%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그동안 고전하던 러시아 시장에서 세탁기 점유율을 지난해 7∼8%에서 최근 20%로 높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남 부회장은 “불황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는 불황에 잘 견디는 사업체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남 부회장은 이어 우수한 이공계 인력이 부족한 현실은 한국경제의 위기 요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의 학창시절에는 공부를 제일 잘하는 친구들이 공과대학으로 갔지만 지금은 의대와 약대 생물학과 분야에 우수 학생들이 몰린 후에 서울대 공대가 정원을 채운다는데, 공대에 우수한 인력이 모이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 부회장은 “1년에 두 차례 해외로드쇼를 통해 우수 인력 유치를 하고 있지만 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엔지니어 인력은 절대 부족하다”면서 “공대를 중흥하는 것이 한국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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