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한한 나카무라 다네오(中忖胤夫) 전 일본 미쓰코시(三越)백화점 회장은 경기 침체를 겪는 일본 백화점의 생존 전략을 ‘집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로 지목했다. 이 백화점은 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는 노인들의 집을 찾아가 물건을 팔고 있다. 국내 백화점도 “집으로!”를 외치기 시작했다. 일본과 이유는 다르다. 회복되는 국내 소비 경기를 기회 삼아 고객층을 두껍게 하겠다는 심산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시작한 일명 ‘H4’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H4는 집(home)과 관련된 홈 컨시어지(concierge·접객), 홈 카페, 홈 파티, 홈 스타일리스트 서비스다.
홈 컨시어지 서비스는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가 예약을 하면 백화점 직원들이 찾아가 젖병부터 이불까지 관련 상품을 소개하고 우대권도 준다. 지난달 말 서울 중구 씨티은행 회의실에서 출산을 앞둔 동료 5명과 함께 이 서비스를 이용한 30대 박모 씨는 “몸도 무겁고 시간을 내 백화점에 가기도 힘든데 직접 찾아와 주니 만족스럽다”고 했다.
홈 카페 서비스는 집들이와 계모임 등 10명 이상 모이는 장소에 백화점 직원과 바리스타(커피 전문가)가 스위스 ‘유라’ 브랜드의 에스프레소 커피 기계를 들고 찾아가 즉석에서 커피 아트 서빙을 해주는 것. 서울 강남권 신규 입주 아파트에서 수요가 높은 이 서비스는 자연스럽게 커피 기계 판매로도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홈 파티 서비스는 국제파티협회 전문가가 각종 파티 상담을 해 준다. 고객이 원할 경우 음식 케이터링, 연주나 마술, 꽃꽂이 등을 연계해 주기도 한다. 홈스타일리스트 서비스는 가구 구매와 배치부터 리모델링까지 토털 상담 서비스로, 고객 집을 방문해 견적을 내준다.
롯데백화점도 홈 파티 전문 브랜드인 ‘키친 테이블’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 내 33평형 모델 룸도 운영하면서 가구와 가전을 고객 곁에서 소개하고 있다.
백성혜 현대백화점 고객서비스팀장은 “집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는 주로 섬세한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며 “매장 밖에서 진솔한 고객 의견을 많이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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