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것 보여주기보다는
열망을 보여주는게 우선
경험 주절주절 도움안돼
관련된 것만 압축적으로
같은 여성이라서 물어볼 말이 더 많았던 것일까. 채은미 페덱스 대표(가운데)를 만난 서아현(왼쪽), 문향조 씨는 한 시간 남짓 쉴 새 없이 질문을 쏟아냈다. 채 대표는 “더 궁금한 것이 있다면 e메일로 언제든 물어보라”며 “여성이라서 힘든 점이 있겠지만 자신감과 열정을 가지고 취업에 임하면 된다”고 두 사람을 격려했다. 전영한 기자
구직자들이 항상 목말라 하는 것은 ‘맞춤형 정보’다. 자기소개서, 면접법에 관한 노하우는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내 상황에 맞는 결정적인 조언을 구하기란 쉽지 않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원포인트 레슨을 받고 싶지만 레슨을 해 줄 멘터도 구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페덱스 한국지사 채은미 대표가 직접 멘터링에 나섰다. 지인의 소개로 대학생 문향조(23·여) 서아현(22·여) 씨를 만난 채 대표는 시작에 앞서 “두 학생뿐만 아니라 취업을 앞두고 있는 모든 후배 여학생들과 상담한다는 생각으로 조언하겠다”고 말했다.
○ 거짓보다는 무난함이 낫다
“평소 이런 멘터링 자리를 무척 갖고 싶었다”는 두 학생은 자리에 앉자마자 질문을 쏟아냈다. 4학년으로, 취업을 목전에 둔 문 씨는 “자기소개서에서 ‘어려웠던 일과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적는 항목은 빠지지 않는다”며 “일부러 창의적으로 쓰려고 하면 거짓말이 되고 평범하게 쓰면 진부한 것 같아 고민이다”라고 털어놨다. 채 대표는 “누가 봐도 힘들었을 것 같은 상황만을 생각하니 그러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대인관계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능동적으로 움직여서 극복했다는 내용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 충실하게 적어도 훌륭한 답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각 기업에서는 언행이 일치하는 것을 보기 위해 ‘최근 3년 동안 팀워크를 발휘해 성공한 프로젝트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말해보라’는 식의 질문을 면접에서 많이 한다”며 “무난한 답변보다 더 최악인 것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튀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거짓 내용을 적는 것은 금물이다”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자기소개서를 미리 읽어본 채 대표는 ‘구체적’이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그는 “문 씨의 경우 본인의 단점을 솔직히 얘기한 것은 좋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쓰면 좋을 것 같다”며 “단순히 마케팅에 관심이 있다고 하는 것보다 스포츠마케팅, 프라이스마케팅 등 세분화하면 ‘정말 이 분야에 관심이나 열정이 있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실력보다 우선하는 것은 열정
경력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행사 통역, 봉사활동, 인턴, 대학가요제 등 다양한 외부 경력을 쌓은 서 씨는 “다양한 경험을 어떻게 묶어야 할지 고민이다”고 했다. 채 대표는 “자기소개서를 보고 상당히 어수선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자신이 지원한 분야와 관련된 경력만을 압축적으로 적고 나머지는 과감히 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면접에 대한 질문도 빼지 않았다. 면접 시 긴장감을 떨치는 요령, 자기소개서 내용과 겹치지 않고 면접에 임하는 요령 등의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채 대표는 자신이 직접 참여한 페덱스 안전요원 면접을 예로 들었다. 그는 “당시 면접이 끝난 직후 한 지원자가 상기된 얼굴로 나에게 뛰어와 자신이 쓴 논문을 펼쳐 보이며 ‘면접에서 미처 말하지 못한 내용이 여기에 있다’라고 말했다”며 “이처럼 하고자 하는 열망을 보여주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조언했다.
이어 “외국계 기업이면 외국어 실력을 먼저 따질 것이라고 지레 생각하겠지만 영어 실력이 다소 부족해도 열정이 있는 지원자를 우선 선발한다”며 “열정, 끈기와 함께 긍정적인 모습으로 ‘조직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태도를 전형과정 내내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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