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창업투자회사 허모 전 대표는 영화 2편에 투자한다는 이유로 2005년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에서 45억 원을 받아 투자조합을 세웠다. 허 전 대표는 자신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영화사 2곳이 영화를 제작하는 것으로 서류를 꾸몄고 투자조합은 영화사에 43억 원을 보냈다. 그는 이 돈을 모두 꺼내 자신의 빚을 갚거나 회사 운영자금으로 썼다. 감사원은 최근 이런 사실을 적발해 허 씨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
B 창업투자회사는 지난해 6월 같은 모태펀드에서 30억 원을 받아 대기업 계열사에 12억5000만 원을 투자했다. 이 돈은 대기업에는 투자할 수 없도록 돼 있지만 B 사는 대기업 계열사가 개발한 온라인 게임이 중소기업에서 개발된 것으로 꾸며 가짜 투자계약서를 만들었다.
감사원이 6∼7월 모태펀드를 관리하는 한국벤처투자㈜와 모태펀드에서 출자 받은 57개 창업투자회사를 대상으로 감사를 벌인 결과 14개 창업투자회사가 213억5000여만 원을 펀드 조성 목적에 맞지 않은 곳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태펀드는 개별 기업에 투자하지 않고 각종 벤처투자조합이나 창업투자조합에 투자하는 이른바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Fund of Fund)’를 말한다. 정부는 2005∼2009년 중소기업창업기금, 문화산업진흥기금 등에서 1조751억 원을 모아 109개 투자조합에 7542억 원을 투자했다. 감사원은 모태펀드를 법에 어긋나게 사용한 창투사에 대해서는 중기청 등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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