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과 식품에서 숙박까지….’ 전통적인 내수 산업으로 여겨졌던 서비스 유통업이 이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해외로 눈을 돌려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도약을 위한 국내 업체들의 크고 작은 움직임은 가까운 중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쇼핑 호텔 화장품 식품 등 서비스-유통업 해외시장 개척 활발 ‘글로벌 기업’ 속속 탄생 ○ 아직도 매력적인 ‘성장의 시장’, 중국
최근 롯데쇼핑은 중국의 대형마트 체인 ‘타임스’를 인수하고 중국 유통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중국 동부지역에서 대형마트 53개와 슈퍼마켓 12개 등 65개 점포를 운영해 온 타임스 인수로 롯데마트는 중국 내 점포를 75개로 늘렸다. 이를 기반으로 롯데 측은 2012년까지 중국 내 유통업체 ‘톱 10’에 진입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외에도 인도네시아에 19개, 베트남에 1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연말 중국과 베트남에 각각 1개 점포를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외에 백화점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해외 1호 롯데백화점을 2007년 러시아 모스크바에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 두 번째 해외 백화점을 개설했으며 2011년에는 중국 톈진에 3호점을, 2013년 베트남 하노이에 4호점 2014년 중국 심양에 5호점을 각각 열 계획이다.
중국 시장 진출 12년째인 신세계 이마트 또한 향후 1000개 정도의 점포를 신설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힐 만큼 중국 진출에 적극적이다. 정민호 이마트 중국본부 상무는 “할인점은 특성상 일정 정도 이상의 규모가 되면 성장세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업종”이라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도 지난달 23일 ‘신세계 개점 79주년 기념식’에서 “이마트 부문의 중국 사업은 신세계가 초일류 유통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과제”라며 “전사적인 역량을 총집결하라”고 지시했다. 가격 경쟁력과 상품 차별화를 위해 올 2월부터 상하이 서북부 지역에 물류센터를 설치 운영하는 것도 이 같은 일환이다. 현재 이마트는 베이징과 상하이 지역을 중심으로 총 22개 점포를 확보했다. 이마트만의 중국시장에 대한 노하우로 앞으로 2∼3년 내 본격적인 성장세에 돌입하겠다는 목표다.
이 밖에 호텔신라는 2006년 3월 중국 쑤저우의 5성 호텔을 위탁 운영함으로써 한국 토종 호텔 브랜드의 첫 해외 진출을 이룬 바 있다. 현재 호텔신라가 로열티를 받는 형태로 위탁운영하는 ‘진지 레이크 신라호텔’의 손현종 총지배인은 “진지 레이크 신라호텔은 9월 객실 판매율 83%를 달성했다”며 “2∼3년 새 우후죽순으로 생긴 쑤저우 지역 내 유수의 외국계 체인 호텔이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50% 정도의 객실 판매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비해 비교적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 산업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1995년 국내에 첫 전파를 쏘아 올린 지 올해로 14년째를 맞는 국내 홈쇼핑업체 역시 내수시장 성장이 주춤하고 케이블 TV 가입자 수 또한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지난 수년간 고전해 왔기 때문이다.
신성장동력을 위해 CJ오쇼핑은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최근 인도시장에 진출했다. 3월 아시아 최고의 미디어 네트워크인 STAR 그룹과 자본금 5500만 달러를 각각 50:50의 비율로 투자해 인도 홈쇼핑 합자법인인 ‘Star-CJ Network India Pvt. Ltd(스타CJ)’를 설립한 것.
스타CJ는 조만간 방송을 시작하고, 콜센터를 통한 상담 및 주문 접수와 배송 서비스까지 한국의 홈쇼핑과 비슷한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CJ오쇼핑은 인도뿐만 아니라 중국지역에서 이룬 성공을 바탕으로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기타 아시아 지역 진출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글로벌 브랜드를 꿈꾸는 화장품·식품업계
올해로 창사 64주년을 맞은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 세계 10대 화장품 기업 및 매출 5조 원 달성’을 목표로 브랜드 파워를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미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은 다른 해외 브랜드들의 ‘높은 벽’을 넘기 위해 ‘아시아의 미(美)를 담은 고급 화장품’이라는 점을 앞세워 브랜드 파워 강화하고 있다.
2003년 9월 미 뉴욕 소호에 플래그십 스토어 형식의 ‘AMOREPACIFIC Beauty Gallery & Spa’로 첫발을 내디딘 이후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 니먼 마커스 백화점 등 뉴욕,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라스베이거스 등 30여 곳에 매장을 세우는 등 미국 전역으로 판매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2015년까지 미국 내에서 아시안 고급 화장품 브랜드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아모레퍼시픽의 고가 한방화장품 ‘설화수’도 홍콩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안착에 힘입어 내년 하반기 중국 본토 진출을 노리고 있다.
제과·식품업계에서는 오리온의 활약이 눈에 띈다. 199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세계시장 개척에 앞장선 오리온은 창립 50주년을 맞은 2006년 글로벌 시장 현지화에 박차를 가했다. 2006년 7월 중국에 세 번째 생산기지인 스낵 공장을 완공했고 기존 효자 상품인 초코파이, 비스킷, 껌 외에 스낵사업부문에 새롭게 진출했다. 2006년 8월 러시아 뜨베리(Tver)에 종합제과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베트남에 생산시설을 지었다. 오리온은 현재 중국 3곳, 러시아 3곳, 베트남 2곳 등 총 8개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러시아는 유럽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도 활용된다”며 “베트남 생산기지 역시 인도차이나 반도와 중동지역으로 뻗어나가는 거점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 수익성과 구조적 양극화 등은 남은 과제
그러나 해당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글로벌 확장 사업은 수익성이 뒤따르지 않으면 큰 후유증을 앓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재 의욕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있는 국내 유통기업들의 해외 대형마트의 경우 수익성은 국내 점포의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장품 업계 또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한미 FTA 비준 등으로 해당 국가의 글로벌 화장품 업체들과 경쟁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식품기업의 대부분이 영세업체라는 점도 제대로 된 마케팅 활동은 물론 식품산업의 글로벌 성장 저해 요인으로 꼽힌다. 대기업과 중소영세기업으로 나뉘는 한국 식품산업 구조의 양극화 또한 넘어야 할 벽인 것이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와 식품산업을 연계해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본 기코만 간장은 2007년 현재 4139억엔(약 5조3000억 원)의 판매고를 올리는 세계 최대 글로벌 간장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기코만의 대성공은 일식의 세계화에도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점은 참고할 만 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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