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에서는 이를 ‘SK식 서바이벌 플랜’이라 부른다. 이는 현재의 위기에서 생존하는 전략뿐 아니라 위기 이후의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까지 담고 있는 것으로 △늘릴 것은 늘린다 △고통은 위에서부터 분담한다 △본원적 경쟁력은 확보한다 등 3가지로 요약된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SK식 서바이벌 플랜이 위기 극복은 물론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 늘릴 것은 늘린다.
SK는 우선 연구개발(R&D)을 빼놓고는 미래의 핵심 경쟁력을 논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일찍이 올해 R&D 규모를 전년보다 20% 가까이 늘려 사상 최대인 1조3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상반기만 5000억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SK는 녹색기술과 정보통신기술 등 차세대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에 기여할 수 있도록 2012년까지 R&D에 5조7000억 원을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분야별로는 △무공해 석탄 에너지, 해양바이오 연료, 태양전지, 그린카 등 녹색기술 △차세대 망과 인터넷 기술 등 정보통신기술 △글로벌 신약개발 등 생명과학 △디스플레이 핵심기술 개발, 액정표시장치(LCD)용 부품소재 등 정보전자 소재의 4대 집중 투자 분야를 설정했다.
이에 발맞춰 SK는 올 하반기에만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을 합쳐 1000명을 뽑을 예정이다. SK그룹에 따르면 SK는 하반기 공채를 통해 신입사원 60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상반기에 이미 채용한 200여 명을 포함하면 총 800여 명으로, 이는 예년 평균 신입사원 채용 규모인 650명에 비해 23%가량 늘어난 수치다. 또 계열사별로 기존사업을 확대하고 신규사업을 적극 발굴하기 위해 하반기에 경력사원을 400명가량 선발하기로 했다.
○ 고통은 분담한다
SK 임원들은 2월부터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솔선수범 차원에서 연봉의 10∼20%와 성과급의 일부를 반납했다. 이는 경영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SK는 경제위기로 회사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임직원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원들은 이에 화답해 임금인상 자제 등으로 고통분담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4월에는 그룹 단위 노사로서는 국내 최초로 고통분담과 고용안정을 위한 노사 대화합 선언을 결의한 바 있다. 회사와 구성원이 한마음으로 지금의 국가적 경제위기 극복에 앞장서고, 더 큰 미래를 위해 ‘행복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제창한 것이다.
이날 노사합의 내용은 △일자리 창출 유지를 통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완수 △이해 관계자의 행복을 나누기 위한 기업가치의 지속적 창출 △성과에 따른 합리적 보상으로 업무 몰입 여건 조성 △노조 구성원의 고통분담 및 회사의 고용안정 노력 △성숙한 노사관계의 SK기업문화 정착 발전 등 5개 조항이었다.
○ 본원적 경쟁력은 확보한다
SK는 어떠한 외부 환경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속도, 유연성, 실행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기업 환경 변화 속에서 대응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SK는 설명한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내수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추진한 결과 올해 수출실적은 좋은 편이다. 특히 그룹의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SK에너지는 3분기 현재 누적 수출액이 15조5709억 원에 이른다. 3분기까지 수출 비중이 50%를 넘은 석유제품 외에 화학, 윤활유 등 SK에너지에서 생산하는 전 제품을 포함하면 SK에너지의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9.5%에 이른다.
SK는 또 본격적인 ‘녹색’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015년까지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 아래 녹색기술 R&D 및 사업화 분야의 7대 중점 추진 과제를 확정했다.
SK는 기존에 무공해 석탄 에너지, 해양 바이오연료, 태양전지, 이산화탄소 자원화, 그린카, 수소연료전지 등 중점 과제를 정해 추진해 왔는데 최근 ‘첨단 그린 도시(u-Eco City)’ 추진 과제가 새로 추가됐다. 첨단 그린 도시는 그룹 각 관계사들이 따로 보유한 친환경 에너지 및 정보통신 기술을 결집시켜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녹색산업인 환경 관련 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기존에 갖고 있는 에너지 절감 기술과 정보기술(IT)을 융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해 도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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