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 방문 중인 가르시아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어제 저녁 한국에 도착해보니 너무 좋더라. 한강 (야경)도 멋지고…”라며 “외교적 결례를 무릅쓰고 하루 더 묵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안 그래도 바로 떠난다고 해서 서운했는데 잘됐다. 하루 더 묵으면서 돌아보고 싶은 곳이 있으면 충분히 돌아보시라”고 말했다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당초 이날 오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차 싱가포르로 향할 예정이었다. 국가 정상이 외국 방문 중에 일정을 바꾸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가르시아 대통령이 서울에 하루를 더 묵기로 함에 따라 두 정상은 이날 오찬에 이어 삼청각에서 만찬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한 정상 중에 저와 오찬과 만찬 두 끼를 함께하는 분은 가르시아 대통령이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 초반 가르시아 대통령은 “경제발전과 민주발전 모델로 한국을 늘 동경해왔다. 많이 배우고 싶다. 경험을 나눠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일본 중국 등 아시아의 다른 나라보다 한국과 (경제협력 등) 모든 것을 먼저 하고 싶다”며 “자유무역협정(FTA)도 (아시아 국가 가운데) 한국과 가장 먼저 체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정상은 현재 진행 중인 FTA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 짓기로 합의했다.
또 두 정상은 페루 석유화학산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를 늘리고 페루 수도 리마의 재개발 사업에 한국 건설사들이 진출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관계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가르시아 대통령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했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13일 오전에 출국한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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