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가 가파른 상승 없을 것” 주요증권사 전망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7일 03시 00분


4분기 주가가 박스권에 갇혀 앞날을 내다보기 힘든 가운데 증권사들이 잇달아 내년도 전망을 내놓고 있다. 코스피 최고점을 2,200까지 내다보는 회사도 있을 정도지만 비포장도로처럼 굴곡이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16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사이버 포럼’을 열고 내년 주식시장이 4월에 고점을 찍은 뒤 급격한 조정을 맞았다가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신증권 조윤남 투자전략부장은 “반도체 출하액이나 정보기술(IT) 부문 이익 증가율 등이 내년 1분기에 고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 소비가 플러스로 돌아서면 외국인 투자가의 매수세가 확대되면서 IT, 항공, 은행주가 유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맥쿼리투자증권도 12개월 코스피 목표치를 현재보다 16%가량 높은 1,820으로 내놓았다. 기업의 이익 대비 주가(PER)는 10.4배, 순자산 대비 주가(PBR)는 1.5배로 계산한 것. 이 회사 황찬영 전무(리서치센터장)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의 재고가 소진됐기 때문에 최근 재고 추세가 반등하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며 “기업의 투자가 시작되고 가동률이 증가한다면 고용 창출로 이어져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황 센터장은 내년 상반기부터는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경제가 회복된다는 신호가 보이면 회복 강도가 높은 시장, 특히 한국에 글로벌 자금이 우선 투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주택시장 규제강화로 개인투자자들도 증시로 돌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된다면 현재 다른 아시아권 시장에 비해 36∼39% 할인돼 거래되는 한국 증시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

최근 투자자포럼을 연 푸르덴셜투자증권도 내년 증시를 ‘상승’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회복과 이에 따른 국제투자자금 유입이 그 근거다.

하지만 상승의 속도가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치된 의견이다. 푸르덴셜투자증권 이영원 애널리스트는 “금융위기가 완전히 끝난 게 아니라는 점, 출구전략의 위험, 기업이익이 기대보다 낮을 가능성 등 때문에 지수 상승의 속도는 다소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윤남 부장은 “2분기부터 글로벌 출구전략이 본격 시행되면 1분기 상승분을 고스란히 내놓고 다시 1,500대로 주저앉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후에는 연기금이나 스마트 머니의 유입으로 다시 상승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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