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인수 관심있다” 민유성 産銀회장 공식화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11월 21일 03시 00분


은행권 인수전 본격화

산은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 의사를 공식화하면서 외환은행 인수를 둘러싼 은행권의 경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사진)은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서울투자은행(IB)포럼에서 국내외은행 인수합병(M&A)과 관련해 “국내에서 좋은 기회가 있으면 잘 가꿔놓고 해외로 나가야 한다”며 “외환은행에 대해서는 특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환은행 인수에 얼마나 관심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워낙 적극적”이라며 높은 인수의지를 드러냈다.

민 회장이 외환은행 인수 의지를 공식적으로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옛 산업은행에서 정책금융기능을 떼어내고 지난달 지주회사체제로 탈바꿈한 뒤 산은지주는 국내은행보다는 해외은행 인수에 우선순위를 뒀다. 동남아시아에서 2, 3개 은행을 인수해 아시아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한 뒤 미국 유럽 등 선진 금융시장에 진출하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실제 민 회장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외환은행의 높은 인수비용을 거론하며 외환은행 인수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따라서 산은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추진 공식화는 취약한 국내 수신기반과 영업망을 확충하는 데 좀 더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내 점포가 40여 개에 불과하고 소매영업 기반이 전무한 산은지주는 350개의 점포를 갖춘 외환은행 인수로 국내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산은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은행권의 치열한 인수전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외환은행 인수에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곳은 KB금융지주. 3년 전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된 바 있는 KB금융지주는 가계대출에 특화된 국민은행과 기업금융 및 외환에 강한 외환은행의 결합이 시너지를 가장 크게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엔 강정원 회장 대행이 직접 나서 “내년 상반기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힐 만큼 외환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라는 큰 과제를 앞두고 경쟁에서 다소 뒤처진 모습을 보이는 농협이 다시 가세할 경우 외환은행 인수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인수 경쟁 가열이 결국 외환은행의 매각 가격을 올리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 인수합병설이 거듭되면서 외환은행의 주가는 연초에 비해 3배 가까이 급등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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