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들(왼쪽)이 23일 중국 베이징 켐핀스키호텔에서 열린 ‘한국 투자환경 설명회’에서 중국인 투자자들에게 경기 평택시 포승레저단지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지자체와 함께 중국에서 투자설명회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는 서울시청에서 불과 15분 거리에 있습니다. 방송국 등 미디어 관련 업체가 속속 들어서고 있어 앞으로 미디어밸리로 성장할 것입니다.”(이동희 서울산업통상진흥원 본부장)
“베이징(北京)보다는 개발비가 다소 비싼 것 같네요. 하지만 수익성만 있으면 서울에 투자하고 싶어 하는 중국인이 적지 않습니다.”(먼칭윈·門靑云 베이징톈안부동산개발 이사장)
지식경제부와 KOTRA가 23일 베이징 차오양(朝陽) 구 켐핀스키호텔 2층에서 전국 8개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한국투자환경 설명회’를 가졌다. 설명회는 200여 중국 업체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한국 정부가 미국 일본 유럽이 아닌 중국에서 투자설명회(IR)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에는 상하이(上海)에서 설명회를 갖는다.
○ 공무원들, 세일즈맨으로 나서다
“전남에서는 2012년 여수박람회가 열립니다. 앞으로는 세계적인 카 레이스인 포뮬러원(F1)도 열릴 예정입니다. 신안군의 갤럭시 아일랜드 프로젝트는 종합 해상 개발 계획입니다. 원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높아진 만큼 현재가 투자 적기입니다”
전남도 투자정책국 선경일 팀장은 유창한 중국어로 설명을 이어갔다. 대만 유학 시절 배운 중국어 실력이다. 전남 팀은 이날 투자 항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대형 지도를 한 장씩 나눠주었다. 미국 차이푸(財富)그룹 현지법인의 장리(張麗) 부총경리는 “흥미로운 대목이 많아 총경리와 상의한 뒤 꼭 다시 연락하겠다”며 만족해했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안덕면의 120만 평에 조성하는 ‘신화 역사공원’에 베이징의 국영 투자 개발회사인 중신궈안(中信國安)그룹과 상당액의 투자 협상 진전을 보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정용모 본부장은 “내년 초에는 상하이, 선양(瀋陽)과 제주 사이에 직항 노선이 생긴다”며 “중국 업체들이 제주도에 오는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투자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경기도와 김포시가 동영상 컴퓨터 그래픽 등을 이용해 한강시네폴리스, 안성맞춤랜드 등을 설명했다. 황해경제자유구역청은 포승 관광레저단지와 아산 인주지구 골프장 개발 사업을 홍보했고, 충남 보령시 해수욕장 개발사업소는 보령머드랜드를, 경남 마산시는 구산해양관광단지의 로봇 테마파크를 집중 소개했다.
○ 이제는 중국 투자 유치 시대로
이날 오후엔 최경환 지경부 장관과 조환익 KOTRA 사장 등이 300여 명의 중국 기업인에게 한국의 전반적인 투자 환경을 설명했다. 불과 1, 2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각 지자체가 대규모 투자유치단을 이끌고 한국에 와 투자유치 설명회를 했지만 요즘은 거의 없어졌다. 한국 기업 진출이 많은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 시가 다음 달 7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잠실)에서 ‘발전 전략 투자 설명회’를 갖는 것이 매우 이례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함정오 KOTRA 베이징 무역관장은 “지금까지는 주로 중국의 지자체가 한국에 와서 투자유치 활동을 벌였으나 이제는 한국이 중국에서 투자유치에 나서는 시대가 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앞으로는 중국 내 투자 유치 활동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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