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값 자고나면 최고치 각국 보유확대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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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7일 03시 00분


달러화 약세 탓 1200달러 턱 밑까지

국제 금값이 급등세를 이어가며 31.1g(1온스)당 1200달러 선 턱밑까지 치솟았다. 달러화 약세 속에 금의 가치가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매수 수요가 폭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先物) 가격은 전날보다 21.2달러 상승한 11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금값은 13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금값은 최근 월물 기준으로 지난해 말(884.3달러)에 비해 34.2% 상승했고 이달에만 14.1% 뛰었다.

금값 상승은 경제학적 수급(需給) 요인으로 인한 현상이라기보다는 최근 글로벌 달러화 약세에 대한 반작용의 성격이 짙다. 미국 달러화는 26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86엔대에 거래되며 1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금값은 얼마 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200t의 금을 샀던 인도중앙은행(RBI)이 추가로 금을 매입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치솟았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그동안 기축통화 역할을 해 온 달러화의 가치가 흔들리자 저마다 금 보유량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헤지펀드와 개인투자자들까지 전례 없는 금 사재기에 나서면서 금값을 더욱 밀어 올렸다. 세계적인 상품투자 전문가인 짐 로저스는 지난달 “5∼10년 후가 되면 금값은 2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금값이 31.1g당 1200달러 선을 돌파할 것에는 대체로 동의하지만 그 이후 얼마나 더 급등세를 이어 갈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전망을 하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금값 거품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만약 각국 정부가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상 등 유동성 환수 조치에 나선다면 금을 비롯해 은, 구리 등 올 들어 동반 급등을 해 온 원자재 값이 함께 붕괴할 가능성이 크다. 25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은값은 31.1g당 18.6달러로 올 들어 73% 올랐고, 구리 값은 같은 기간 무려 138% 치솟았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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