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중국 무역흑자 규모가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고 월별 수출 증가율도 12개월 만에 성장세로 바뀌는 등 대중(對中) 수출에 파란불이 켜졌다. 특히 한국의 대중 수출 증가의 일부는 중국 내수시장 확대에 따른 것이어서 그동안 중국의 해외 수출이 늘면 원자재·부품 등의 수요 증가로 한국의 대중 수출이 늘어온 구조와는 달라 대중 수출 구조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KOTRA 상하이(上海) 무역관은 최근 한국무역협회와 중국 상무부 등의 자료를 토대로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 흑자가 2005년 232억 달러로 정점에 달한 후 줄기 시작하다 올해는 1∼10월 255억 달러를 보여 4년 만에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대중 수출 월별 증감률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0월 감소세로 돌아섰으나 올해 9월 3.4%에 이어 10월에도 9.5% 늘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상하이 무역관 김윤희 과장은 “대중국 무역흑자 규모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최대 수출 및 교역국인 중국 시장 전망을 밝게 하는 것”이라며 “특히 중국 내수시장 확대가 한국의 대중 수출 확대를 견인하고 있어 더욱 고무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평판디스플레이의 대중 수출이 지난해 70억5800만 달러에서 올해 10월까지 104억54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2.4% 증가한 것은 중국 정부가 가전제품 구입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내수 진작에 따른 것이다. 자동차 부품 대중 수출 증가율이 올해 10월까지 19.4%에 이른 것도 중국 정부의 소형차 소비 확대를 위한 정책이 한몫을 했다. 한편 기계 철강 등 수출 가공용 원부자재 대중 수출은 크게 줄고 있다.
이처럼 대중 수출이 중국 내수 확대와 연관되면서 9월과 10월 중국의 전체적인 해외 수출은 각각 15.2%와 13.8% 감소했으나 한국의 대중 수출은 늘어났다. 지금까지는 대중 무역흑자가 점차 줄어 수년 내 적자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올해 흑자 폭이 다시 커져 적자시대 도래는 상당 기간 늦춰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과장은 “중국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출의존 경제 구조에서 탈피해 내수 시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며 “따라서 한국의 대중 수출 품목도 내수형 원부자재나 부품 소재, 또는 완성품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올해 대중 수출 구조 변화는 희망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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