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시중자금(유동성) 공급을 늘리기 위해 시행해 온 비상경제조치들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두바이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유예 선언으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자 유동성 회수에 나서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1일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올해 말까지만 시행하기로 했던 중소기업 긴급지원 프로그램(패스트트랙)을 내년 6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빠진 중소기업이 은행에 패스트트랙을 신청하면 은행 심사를 거쳐 만기 연장, 이자 감면, 출자 전환, 신규 대출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보증기관이 중소기업의 대출금 전액에 대해 보증해주도록 한 유동성공급제도는 시한을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까지로 연장하거나 보증비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식으로 중소기업에 주는 충격을 완화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노대래 재정부 차관보는 “신규 고용이 확대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한 데다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남아 있어 내년에도 정부 예산을 일찍 쓸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내년 초로 예상됐던 기준금리 인상 시기도 다소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중 상당수가 세계 경제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금리를 높이는 것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조정 여부를 알긴 어렵지만 금융시장의 흐름을 좀 더 면밀히 관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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