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메뉴… 잔액 일정액 유지하면 예금 0.5% 현금으로 지급하기도
패키지 상품… 여러상품 한꺼번에 들면 금리우대 - 이체수수료 면제
《회사원 신충렬 씨(35)는 얼마 전 SC제일은행을 찾았다가 재미있는 발견을 했다. 은행 창구에 햄버거를 파는 패스트푸드점에서나 볼 수 있던 ‘세트메뉴판’이 설치돼 있었던 것.
정기적금만 가입하려 했던 신 씨는 신용카드와 정기적금, 보통예금을 함께 가입하는 ‘월급통장세트’에 가입했다. 세트로 구입하면 원래 가격보다 싼 가격에 햄버거와 감자튀김, 음료수를 살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의 세트메뉴처럼 이 은행도 세트로 금융상품을 가입하면 현금을 돌려준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 월 20만 원의 3년제 적금에 가입한 신 씨는 예금 잔액을 월평균 150만 원 이상으로 유지하면 예금된 금액의 0.5%를 매달 현금으로 돌려받게 된다. 보통예금의 이자가 대체로 0.1% 안팎임을 감안하면 5배의 이득인 셈이다.
신 씨는 “직장인들에겐 절약이 최고의 재테크”라며 “어차피 같은 금융상품이라면 조금이라도 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세트메뉴가 낫다”고 말했다.》 ○ 금융상품도 세트로 사면 혜택
최근 여러 금융상품을 한데 묶어 파는 세트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은행들은 세트로 묶인 상품을 한꺼번에 가입하는 고객에겐 수수료나 금리우대 혜택 등을 주고 있다.
SC제일은행이 지난달 16일 국내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금융상품 ‘드림팩’은 △주택마련세트 △자산관리세트 △목돈마련세트 △월급통장세트 △간편대출세트 △베이직세트 등 모두 6가지 메뉴로 이뤄져 있다. 개별 상품이 아닌 세트메뉴에 가입하면 상품별로 최대 0.5%포인트의 대출이자를 할인해주고 예금이자는 우대해준다.
예를 들어 ‘주택마련세트’에 가입해 주택담보대출 2억원, 신용대출 3000만 원을 받으면서 두드림카드, 두드림적금, 두드림통장 등에 동시에 가입하면 대출금리는 0.3∼0.4%포인트 깎아주고 적금 금리는 0.33%포인트 혜택을 준다. 결국 연간 약 76만 원의 혜택을 12개월로 나눈 금액을 매달 현금으로 돌려받는 것이다.
세트 상품이지만 반드시 각 세트에 포함된 모든 상품을 살 필요는 없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 2가지 이상을 골라 동시에 구입하면 상품 구매 개수나 가입금액에 따라 금리 혜택이 적용된다.
○ 맞춤형 패키지 상품도 인기
몇 가지 상품을 함께 가입하면 금리우대 등 혜택을 주는 패키지 상품도 인기다. 신한은행은 6월부터 ‘신한 베이직팩’을 팔고 있다. 저축예금, 체크카드,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을 한번에 가입하면 3개월간 이체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또 고객 취향에 맞게 저축예금과 체크카드를 선택해 패키지를 구성할 수도 있다.
하나은행은 유학생용 적금과 체크카드, 대출상품을 묶은 ‘하나유학플랜’을 판매한다. 이 패키지 상품에 가입하면 금리우대를 받을 수 있으며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한도가 증액되는 인터넷 예금담보대출도 받을 수 있다. 500만 원까지 신용대출도 가능하다.
KB금융지주의 ‘KB플러스타 통장’은 통장 하나로 은행 거래와 증권 거래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증권 매수 증거금에 연 4.0%의 금리를 제공한다. ‘KB플러스타 세이브 카드’를 추가로 가입하면 대출금리를 연 최고 0.3%포인트 할인해 준다. 또 카드 결제액의 4.0%, 주식매매 수수료의 5.0%가 포인트로 적립된다.
하지만 세트상품이나 패키지 상품에 혜택이 있더라도 당장 필요하지 않은 금융상품이나 이미 가지고 있는 비슷한 금융상품을 중복 가입하는 것은 낭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묶어 파는 상품을 한꺼번에 가입할 때 주는 혜택을 잘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여러 상품을 한번에 판매해 수익을 높일 수 있고 고객은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자신의 필요에 맞는 상품을 잘 따져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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