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이 한국에 가장 원하는 건 규제 투명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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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0일 03시 00분


■ 잭슨 주한美상의 대표 취임후 첫 인터뷰

“한국은 열려있는 글로벌 무역강국
강성노조, 이미지 왜곡 안타까워
G20때 美기업인 서울투어 안내할 것”

요즘 김치찌개, 김밥 등 한국 요리의 맛에 푹 빠져 있다는 에이미 잭슨 암참 신임대표는 “재임기간 한국의 규제 투명화와 이미지 개선, 한미 FTA 비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요즘 김치찌개, 김밥 등 한국 요리의 맛에 푹 빠져 있다는 에이미 잭슨 암참 신임대표는 “재임기간 한국의 규제 투명화와 이미지 개선, 한미 FTA 비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한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한국 정부의 ‘규제 투명성’ 문제입니다. 극렬한 노동투쟁처럼 해외시장에 ‘진짜 한국’을 잘못 알리는 이미지도 여전합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함께 이 두 문제를 개선하는 게 제 재임 중 최대 목표입니다.”

올해 9월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신임 대표로 부임한 에이미 잭슨 대표는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타워 암참 사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취임 후 첫 인터뷰를 갖고 “금융위기 후 아시아를 주목하는 눈이 더 많아진 만큼 해외에 한국을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잭슨 대표는 취임 후 주한 미국 기업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요청으로 ‘한국 정부의 규제 투명성 개선’을 꼽았다.

“한국 법령을 영어로 번역하고 이를 다시 본사와 협의해야 하는 외국계 기업 특성상 이들은 한국 기업보다 커뮤니케이션에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일부 정부 부처는 외국계 기업에 의견 전달 기회조차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새 규제를 만들어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외국시장에 잘못 알려진 한국의 왜곡된 이미지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특히 과격한 노동운동이 한국 노동계의 대표 이미지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화염병을 던지고 경찰과 대치하는 극렬한 노동투쟁은 한국에서도 아주 예외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장면이 뉴욕타임스 같은 외신 1면에 실리고 한국의 이미지가 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잭슨 대표는 이 같은 오해가 한국이 더 많은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데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기업 대표 중에 이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본사에서 더 많은 돈을 유치해 한국지사에 투자하고 싶은데 본사가 한국의 노동문제를 지적하면서 상하이 등 다른 지사에만 예산을 준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상당수 미국기업인이 3M의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대표적인 노사상생 외국계 기업인 3M은 최근 32년간의 무분규 전통을 깨고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잭슨 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시장을 주목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만큼 한국이 외국인을 ‘반긴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한국을 찾는 미국기업인들에게는 서울투어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상에서 만나는 한국의 진짜 모습을 모르는 외국인이 아직도 많아요. 2009년판 한국은 서울 어디에서나 스타벅스와 맥도널드를 볼 수 있는 (열리고 발전한) 나라인데도요.”

미 무역대표부(USTR) 등에서 오랫동안 통상전문가로 일해 온 잭슨 대표는 지난달 다녀 온 ‘워싱턴 도어노크(door-knock·미 정계 인사 방문)’ 행사 분위기를 전하며 한미 FTA 비준에 대한 강한 확신을 보였다.

그는 “의회 정책입안자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한미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이 아시아의 정치적 경제적 전략적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는 만큼 한미 FTA는 이르면 내년 중 100% 비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잭슨 대표는 누구

에이미 잭슨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대표(45)는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을 졸업하고 미 무역대표부(USTR), CMI(컨설팅 회사) 등에서 무역협상, 규제개혁 전문가로 일해 왔다. USTR 부차관보 재직 당시 한미 FTA 협상 준비를 이끌었으며, 수년간 일본 근무 경험도 있다. 초등학교 교사인 남편과 두 자녀, 고양이와 함께 한국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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