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는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의 역할과 책무를 명확히 해야 리스크를 잘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시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3일 ‘금융회사 이사회의 바람직한 리더십 구조 설정’ 보고서에서 “은행의 이사회 리더십 구조를 정할 때는 주주를 포함해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경영진이 과도하게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을 견제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주가치 극대화를 추구하는 일반 기업과 달리 금융회사는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존재하고 금융당국의 규제 대상이라는 특수성이 있을 뿐 아니라 경제 전체에 미치는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이런 특성이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할 때는 사외이사들에 대한 정보 전달이나 주주와의 의사소통 등 CEO가 의장이 수행할 역할을 왜곡하고 있는지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지주회사와 은행의 지배구조는 최근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KB금융 차기 회장 내정자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다른 경쟁자들이 ‘KB 사외이사의 권력화’를 주장하고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지배구조 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금융권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태다.
보고서는 “이사회 리더십 구조는 CEO가 의장을 맡는 ‘CEO리더십’과 비집행이사나 사외이사가 맡는 ‘이사회리더십’으로 나뉜다”며 “유럽은 이사회리더십을 따르고 있으며, CEO리더십이 많았던 미국도 이사회리더십 비중이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둘을 겸할 때는 사외이사들을 소집할 수 있는 선임 사외이사를 임명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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