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저축銀 대출금리 6.47%P 차이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12월 15일 03시 00분


상호저축은행, 신협, 단위농협 등 서민금융회사와 시중은행 사이의 대출금리 차가 최대 6%포인트 이상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시중은행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폭만큼 대출금리를 내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지만 주로 서민을 상대하는 금융회사는 대출금리를 오히려 올리거나 시중은행보다 더 적게 내렸던 것이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평균 연 5.61%로 지난해 같은 기간(연 7.16%)보다 1.55%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한은이 지난해 10월부터 5.25%였던 기준금리를 매달 인하해 올해 2월 사상 최저치인 2.0%로 낮춘 뒤 3월부터 지금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 1∼10월 저축은행의 연평균 대출금리는 12.08%로 작년 같은 기간의 연 12.03%보다 오히려 0.05%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저축은행과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차는 6.47%포인트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신협과 단위농협은 올해 1∼10월 연평균 대출금리를 0.4%포인트 정도만 내렸다. 이에 따라 올해 신협과 시중은행 간 대출금리 차(2.49%포인트)는 9년 만에 최대치가 됐고, 단위농협과 시중은행 간 대출금리 차(1.51%포인트)도 8년 만에 최대 폭으로 벌어졌다.

이 같은 대출금리 격차는 시중은행이 대출을 늘리기 위해 신용도가 높고 담보가 확실한 고객을 유치하려 금리를 비교적 많이 깎아준 반면, 2금융권은 금융위기로 소득이 줄어든 서민들이 대출창구로 많이 몰린다는 점 때문에 금리인하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양상이 계속되면 영세자영업자와 저소득 가구는 이자 부담이 계속 높아지는 반면 시중은행을 이용할 수 있는 중산층 이상 가구는 이자 부담이 낮아지는 금리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무담보소액신용대출인 미소금융사업과 서민전용 대출상품인 희망홀씨대출사업 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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