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시장 재편 ‘전략적 우위’ 올라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5일 03시 00분


CJ, 온미디어 지분 55% 4345억원에 인수

채널 18개-유선방송 18개-시장 점유율 20.1% ‘케이블 거인’으로

케이블방송 콘텐츠 공급 분야 1위인 CJ그룹이 2위인 오리온의 엔터테인먼트 미디어업체 온미디어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CJ그룹은 케이블채널 18개를 보유한 국내 최다 케이블채널사용자(PP)가 되면서 향후 미디어시장 재편의 중심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 CJ, 인수로 인한 시너지효과 기대

CJ그룹의 홈쇼핑 계열사인 CJ오쇼핑은 24일 “㈜오리온과 특수 관계자가 보유한 ㈜온미디어의 지분 55.2%를 4345억 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CJ그룹이 인수한 온미디어는 게임채널인 ‘온게임넷’과 ‘바둑TV’를 비롯해 영화채널 ‘OCN’ ‘캐치온’, 만화채널 ‘투니버스’ 등 다양한 장르의 10개 채널을 보유한 대형 PP다. 또 온미디어는 4개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거느린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이기도 하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의 올해 9월 자료에 따르면 가입자는 56만7000명이며 시장 점유율은 3.6% 정도다.

CJ그룹은 계열사인 CJ미디어가 채널CGV, tvN, 올리브 등 8개 채널을 가지고 있으며 또 다른 계열사인 CJ헬로비전이 14개의 SO와 253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해 16.5%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CJ그룹은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케이블 채널 18개, SO 18개, 가입자 수 310만 명, 시장점유율 20.1%에 이르게 돼 가입자 수에서 1위인 태광그룹 계열의 티브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티브로드는 SO 22개, 가입자 346만 명, 점유율은 22.5%에 이른다.

○ 국내 경쟁에서 벗어나 해외로

CJ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앞으로 종합편성채널(종편) 등장, 디지털 전환 등 미디어시장 재편 과정에서 유연한 행보를 펼칠 수 있는 ‘전략적 우위’를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OCN이나 온스타일 등 장르별 최고 시청률 채널을 가진 온미디어와의 ‘출혈 경쟁’이 사라지게 됨에 따라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흑자로 전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여력이 생겨 결과적으로 해외 진출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J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경쟁 때문에 해외로 눈을 돌리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적극적으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해선 CJ오쇼핑 대표는 이날 “미디어에 쇼핑을 접목한 컨버전스 모델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간다는 전략에서 인수를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의 온미디어 인수 이후 신문업계 등 종편 진출을 노리는 외곽의 콘텐츠 제공업자들과 기존 PP 사이에 M&A 열풍이 조만간 불어 닥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케이블TV업계의 한 관계자는 “종편 등 미디어 시장 재편을 앞두고 지상파 방송과 IPTV 업자, 기존의 MPP나 MSO 등이 다양한 형태로 모이는 등 앞으로 큰 변화가 더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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