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주식시장이 순항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주식시장도 강세로 한 해를 마감했다. 통상적으로 연말 및 연초 장세는 한 해 주가 전망을 반영한다.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투자자의 전망은 일단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 주가는 미국의 출구전략 시기, 달러화 향방, 아시아 성장 스토리, 대표기업 실적, 외국인 매매전략 등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좌우될 것이다.
먼저 미국의 출구전략은 생각보다 늦춰질 것이다. 고용과 소비가 아직까지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미국 중앙은행은 저금리 정책을 최대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기 잔재가 지구촌 곳곳에 남아 있다는 점도 조기 출구전략이 쉽지 않은 이유이다. 따라서 이번 사이클의 금리인상은 과거와 달리 경기에 다소 후행하는 흐름이 될 것이다.
미국의 출구전략이 지연된다면 달러화는 약세 흐름을 유지할 것이다. 천문학적인 재정적자, 주요국 중앙은행의 보유외환 다변화 정책, 달러 조달금리의 하향 안정 및 풍부한 달러 유동성 등이 달러화 약세를 지지할 것이다. 미국 정부의 암묵적인 달러화 약세 용인도 한몫할 것이다. 여기서 두 가지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하나는 달러화 약세 환경에서 국제투자자금은 비(非)달러화 자산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신흥시장 주식과 일부 원자재에 국제투자자금이 몰릴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아시아 국가 통화가 강세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과 일본 사정이 신통치 못하기 때문이다.
아시아 통화 강세의 중심에는 중국 위안화 강세가 있다. 위안화는 중국 정부의 통제하에 연간 5% 정도 평가 절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궁금한 건 선진국 수요가 예전만큼 강하지 못하고 위안화도 절상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어떤 성장카드를 선택하느냐는 것이다. 결론은 내수성장으로 모아지는데, 특히 소비 쪽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할 것이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한 국내 정보기술(IT)업계와 자동차 대표기업은 실적 호전과 맞물려 주가 재평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실적도 주가 상승을 지지할 요인이다. 시장에선 올해 기업실적이 영업이익 기준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의 낙관적 견해가 이익 전망에 반영됐기 때문에 일부 디스카운트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감안해도 IT와 자동차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순풍이 예상된다. 은행, 항공, 건설, 여행 등의 업종은 실적이 바닥을 통과하며 회복의 길로 돌아섰다. 음식료, 제약, 유통, 통신 같은 내수업종도 안정적인 실적이 유지될 것이다.
따라서 올해 주식시장은 작년에 이어 상승흐름이 예상된다. 물론 작년과 같은 주가 급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작년에는 위기로 주가가 폭락한 상황에서 상승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완만한 계단식 상승패턴을 상정해 볼 수 있다. 작년에는 공포를 극복하는 것이, 올해는 탐욕을 차단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이번 주에는 △연초 세계 증시의 주가 흐름 △눈앞에 다가온 작년 4분기 실적발표 전망 △미국의 작년 12월 고용동향과 ISM제조업지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 결정을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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