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등 주력 계열사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새해 벽두부터 구조조정 회오리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11월께 사장단 및 임직원 인사를 실시했던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 매각 등으로 정기인사를 미뤘으나 조만간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금호아시아나와 재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는 이르면 이달 중순께 사장단을 포함한 임원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우선 워크아웃 대상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를 포함한 그룹 계열사 사장단 상당수가 교체될 것으로 재계는 관측하고 있다. 물류업계 1위로 알짜 계열사인 대한통운은 이국동 전 사장이 구속돼 수개월째 사장 자리가 공석인 만큼 새 수장 선임이 예정돼 있다. 매각 대상인 금호생명과 금호렌터카의 인사는 그룹의 ‘손’을 떠난 상황이다. 워크아웃 대상에서 가까스로 빠진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현 사장이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임원 승진 인사 폭은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계열사 매각과 워크아웃으로 임원들이 인력 구조조정의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구한 만큼 현 250명(대우건설 임원 120명 제외) 수준인 임원이 50∼100명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금호산업은 이미 작년 12월 초 이연구 사장을 비롯한 임원 29명이 일괄 사표를 냈다.
일반 직원들의 인원 감축도 불가피하다는 것이 그룹 안팎의 분위기다. 금호산업 건설부문이 작년 11월 초부터 12월 17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데 이어 주요 계열사별로 명예퇴직 신청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협약을 맺은 아시아나와 금호석유화학도 고강도 구조조정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사모펀드(PEF)를 조성할 때 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투자차익을 노리는 이른바 재무적 투자자만으로 PEF를 구성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을 하기 힘들어져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PEF로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시장이 안정됐을 때 PEF에 참여한 전략적 투자자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채권단은 금호산업 및 금호타이어에 대한 워크아웃 계획을 다음 달 말까지 확정키로 했다. 이를 위해 6일 채권단 회의를 소집해 워크아웃에 대한 동의를 받은 뒤 6∼8주 동안 기업 실사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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