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회사들이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둔 것과 달리 납품 중소부품업체들의 영업실적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이 제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원가 절감을 추진하면서 중소기업들에 납품단가 인하를 강요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청와대는 최근 산업연구원(KIET)으로부터 이 같은 보고를 받고 개선책 마련에 들어갔으며, 공정거래위원회도 관련법 개정 준비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가 4일 입수한 KIET의 ‘자동차부품 중견기업 후보군의 경영성과와 성장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연간 매출액이 1000억 원을 넘고 현대차 등 국내 자동차업체 5곳에 모두 납품하는 우량 협력업체 17개사의 평균 영업이익은 2004년 219억 원에서 2008년 170억 원으로 22.4% 줄었다.
이에 비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3% 감소하는 데 그쳤다. KIET 측은 “이들 기업은 자동차 협력업체 중 품질 경쟁력이 높은 우량업체”라며 “이들의 영업이익이 20% 넘게 줄었다면 다른 부품업체들은 사정이 훨씬 더 안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또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계열 11개 부품사와 비(非)계열인 31개 부품 협력업체 간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을 조사했다. 청와대, 납품실태 파악-개선책 마련 나서
분석 결과 현대차 계열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03년 8.4%에서 2008년 9.0%로 개선된 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1∼6월)에는 9.3%로 더 좋아졌다. 반면 31개 비계열사는 평균 영업이익률이 같은 기간 4.8%에서 2.9%, 2.0%로 계속 악화됐다. 5개 자동차업체 가운데 1개 자동차업체에 대한 납품 비중이 50% 이상인 협력업체들의 현금 흐름 상태를 보여주는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현대차 협력업체가 109.8%, 기아차 협력업체가 74.2%로 GM대우차(138.6%), 르노삼성차(128.3%)보다 훨씬 낮았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해외 자동차회사들도 모두 원가 절감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대차의 생산규모 확대로 협력업체 매출이 증가한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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